‘충무로 샛별’ 김동휘 “저만의 장점 살려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과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작품이에요. 함께 작업하는 재미를 알게 됐죠.”
배우 김동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와의 만남을 이렇게 돌아봤다. 그는 9일 개봉한 이 작품에서 고등학생 한지우를 연기했는데 그 모습이 인상 깊다. 충무로 샛별다운 안정적인 연기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스크린으로 끌어들인다.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휘는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 작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지우 역
250대 1 경쟁률… 첫 주연 낙점
“고등학생 연기 세심하게 준비
롤모델 최민식 만나 연기 행운”
스크린 속 지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지역에서 으뜸가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수학 성적이 부진해 고민이 많다. 양 볼엔 여드름 자국이 있고, 목소리는 변성기를 갓 지난 듯하다. 지우를 연기한 김동휘는 1995년생으로 올해 스물일곱. 실제로 만난 그는 말간 얼굴과 안정적인 목소리를 가졌다. 김동휘는 이번 작품에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에 낙점된 충무로 유망주다.
김동휘는 “관객들이 저를 보고 고등학생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걱정했다”며 “10대 친구들에게 생각이나 가치관, 언어 습관, 좋아하는 걸 많이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교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지우가 어디에 있나 찾아보려고 했다”고도 했다. 실제 성격이 캐릭터와 비슷한 점도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됐단다. “중학교 때부터 ‘애늙은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지우의 속 깊은 성격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됐죠.”
이 영화는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화두를 던진다. 가깝게 느꼈던 한 사람은 주인공의 꿈을 꺾어버리지만, 생각지 못한 다른 한 사람은 용기를 주고 다시 일어서게 한다. 김동휘는 “촬영장에선 최민식 선배님이 실제 제 멘토같았다”며 “학성이 지우를 일으켜 세우는 것처럼 저를 일으켜 주셨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최민식 선배님께 정말 많이 배웠어요. 연기나 자세 여러 방면에서요. 항상 촬영장에 일찍 나와 계시더라고요. 제가 긴장해 있으면 편하게 하라며 풀어주셨죠.”
2016년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동휘는 단편 ‘노마드’와 ‘하고 싶은 아이’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 2020년에는 인기 드라마 ‘비밀의 숲 2’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동휘는 “운이 좋게도 동료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비밀의 숲’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 선배님도 제 롤모델”이라며 웃었다.
김동휘는 올해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로 다시 한번 스크린 나들이를 한다. 관객을 만나고 영화 이야기를 하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는 그는 작은 바람을 덧붙인다.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연기를 할 때 살아있는 걸 느끼거든요. 저만의 장점을 살려 연기하는 배우가 될게요.” 남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