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후발주자지만… 현대차, 북미·유럽에서 더 알아준다
아이오닉 5, ‘영국 올해의 차’
전기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유럽과 미국에서 계열사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잇따라 최고상을 거머쥐며 전기차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 지역 자동차 단체와 언론 매체들은 넓은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빠른 배터리 충전 속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 시간) 아이오닉 5가 세계 유수의 자동차를 제치고 ‘2022 영국 올해의 차’와 ‘최고의 패밀리카’로 최종 선정됐다.
독일 전기차 비교평가서도 1위
넓은 실내공간·빠른 충전 호평
EV6, ‘유럽 올해의 차’ 선정
영국선 ‘올해의 전기 SUV’ 뽑혀
디자인·주행거리서 높은 평가
아이오닉 5는 지난해 7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 익스프레스’가 선정한 ‘2021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21 독일 올해의 차’까지 휩쓸었다. 또한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와 ‘아우토 자이퉁’은 아이오닉 5를 각각 ‘2021 최고의 수입 전기차’, 최신 전기차 비교평가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용 전기차 ‘EQB’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독일차의 상징과도 같은 파워트레인 기술과 주행성능 부문에서 아이오닉 5가 EQB에 앞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파워트레인 기술 부문에서는 총 9개의 세부 평가가 진행됐는데, 충전성능과 발진가속성능, 최고속도, 가속페달 응답성 등 파워트레인 관련 4개 세부 항목에서 우세를 기록했고 5개 항목에서는 동등한 수준을 기록했다.
디자인에서도 아이오닉 5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자동차·운송 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받기도 했다.
기아 EV6도 아이오닉 5 못지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EV6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2 유럽 올해의 차’ 온라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한국 브랜드로는 처음이다. 앞서 ‘2021 독일 올해의 프리미엄 자동차’에 이어 영국 ‘왓 카’ 선정 ‘2022 올해의 차’와 ‘올해의 전기 SUV’를 수상하기도 했다.
전문가 평가에서 아이오닉 5는 대체로 넓은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빠른 배터리 충전 속도를 인정받고 있고, EV6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긴 주행거리, 빠른 배터리 충전, 피드백이 풍부한 스티어링 휠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주요 전기차 모델들과 제원표를 비교해보면 아이오닉 5와 EV6는 여러 방면에서 앞서 있다.
실내공간을 가늠케 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에서 아이오닉 5와 EV6는 각각 3000mm, 2900mm로, EQB(2829mm)와 폴스타의 ‘폴스타2’(2735mm), 테슬라의 ‘모델Y’(2890mm)보다 길다.
아이오닉 5는 실내공간 활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이동형 콘솔인 ‘유니버설 아일랜드’를 탑재했으며, 2열 시트는 135mm 전방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충전속도에서도 800V 급속충전을 지원받는 아이오닉 5는 18분(EV6는 22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델Y는 완전충전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된다. EQB와 폴스타2는 고속충전으로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 걸린다.
연비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아이오닉 5와 EV6는 각각 kWh당 4.5~5.1km, 4.6~5.6km다. 이보다 앞선 연비는 EQB(6.2km/kWh) 정도이고, 폴스타2와 모델Y는 아이오닉 5, EV6보다 높지 않다.
이처럼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이 뛰어난 것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함께 분야별 최고 기술력이 어우러진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GMP 플랫폼은 모듈화된 부품으로 용도와 길이에 맞게 늘리고 줄이는 것이 가능해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아이오닉 5와 EV6의 기술력은 고성능 부분을 제외하면 현재 포르쉐 ‘타이칸’에 적용된 기술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판매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출시 이후 2월까지 내수 2만 7000여 대, 수출 약 5만 대, EV6는 내수 1만 3800여 대, 수출 약 3만 대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북미와 유럽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차’ 가운데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10곳에서 현대차그룹이 6개의 최고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 원활한 전기차 수급과 차세대 배터리 확보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꾸준하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림대 김필수(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로선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테슬라에 비해 자율주행 기술에서 다소 떨어진다. 조만간 이 부분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