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영TV 뉴스 중 ‘전쟁 반대’ 라이브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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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시위 방송국 직원 경찰 체포

러시아 국영TV 뉴스 방송 도중 한 여성이 “정치 선전을 믿지 말라”며 전쟁 반대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난입하는 시위를 벌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30분께(모스크바 시간) 러시아 국영 채널1 TV 뉴스 방송 도중 한 여성이 진행자 뒤로 불쑥 나타나 러시아어와 영어로 된 반전 메시지를 들어 보였다. 종이에는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정치 선전)를 믿지 말라. 여기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Info',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난입 시위를 펼친 여성은 해당 방송사 직원인 마리아 오브샤니코바로 전해졌다. 오브샤니코바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기소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브샤니코바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은 범죄며 러시아는 침략 국가"라며 "이 침략의 책임은 오직 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신념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채널1에서 근무하며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의)정치선전을 한 것이 지금 매우 부끄럽다"며 "TV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한 것, 러시아인들을 좀비로 만들도록 한 게 수치스럽다"고 덧붙였다. 오비샤니코바는 러시아인이 분별력 있고 영리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러시아 국민의 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뿐 아니라 OVD-Info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던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이미 1만 5000명에 육박하는 사람이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또 체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 상당수는 국외에 망명을 신청하거나 도피했다. 콘스탄틴 소닌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2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인이 나라를 떠났다고 추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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