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친환경차·AI 등 첨단기술, 핵심 산업으로 키워야
[20대 새 대통령 과제] (3) 경제 정책·부동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분야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을 높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다. 모두 쉽지 않은 과제지만 면밀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순조롭게 넘기고 우리 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특히 우리 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반도체·친환경자동차·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도록 정부차원에서 총력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인다.
시장 중심·민간 주도 성장 뒷받침
중소기업 관련 공약 꼭 실현돼야
민간 일자리 확대·집값 안정 주력
종부세 감면, 공급 확대 정책과 충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같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정책은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재벌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판단을 버리고 기업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가장 기대가 큰 곳은 재계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평소 당선인이 강조해 온 시장 중심, 민간 주도의 성장을 통해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민간의 창의성과 혁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중소기업계가 요구해 온 중소기업 정책공약들이 새 정부의 국정 어젠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또 다른 과제는 일자리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정책 일자리는 많이 늘었지만 민간 일자리 확대는 여의치 않았다. 새 정부는 당분간 시간을 갖고 기업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어떻게 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전경련이 95개사를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해야 할 사업을 물어본 결과, 미래성장산업 육성 지원(28.3%), 기업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27.5%) 등을 들었다. 막연한 해법이지만 구체적인 플랜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기업과 적극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맞되 현실에서는 작용하지 않는 정책을 피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제의 경우, 한때 두 자릿수로 오르면서 학생들은 알바자리를 구할 수 없고 자영업자는 주휴수당을 안 주기 위해 단기 알바생만 구하는 등 모두에게 피해를 준 경우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은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왜곡됐던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 현실에 맞는 공급 정책이 절실하다. 문재인 정부 내내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공급 확대의 방법과 시기이다. 당장은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을 수 있도록 양도세 중과 유예가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거래가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도로 취득세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
윤 당선인의 공약인 종합부동산세 감면은 공급 확대 정책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거래세를 낮추더라도 보유세가 낮으면 집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의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원장은 “징벌적 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합리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세금 자체를 대폭 인하하면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현상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정책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후 아파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후 단지의 개발 기대 심리가 공급과 정반대 효과를 낼 수 있다.
윤 당선인 지적한 대로 주택 가격이 아니라 보유수에 따라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현재의 세금 체계는 조세형평성 논란이 인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이중과세 성격도 조정되어야 한다. 세법 개정은 국회 다수석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논의가 관건이다.
인구와 세대 대비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과 인구가 줄어드는 수도권 이외 지역의 공급 정책도 차별화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밝힌 공급 확대 정책이 가시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에 맞춰 단기와 중장기 공급 대책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끝-
김덕준·송지연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