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휘발윳값, 10년 만에 L당 2000원 돌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조치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단행하자 국제유가가 크게 들썩이면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L당 2000원 선을 훌쩍 넘어섰다.
부산지역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돌파한 것은 2012년 2월 27일(2001.63원) 이후 10년 만이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은 것은 2012년 10월 넷째 주(20003.7원) 이후 약 9년 5개월 만이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 수준도 전반적으로 3% 이상 높아지며 9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부산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이하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10.55원 급등한 L당 2003.95원을 기록했고,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 역시 전날보다 12.91원 오른 L당 2000.95원으로 2000원 선을 돌파했다.
이날 부산지역 휘발유 가격 최고가 주유소는 영도구 (주)나부코직영 우원주유소로 L당 2268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유가가 최고 수준이었던 이전의 시기는 2012∼2014년이다. 2012년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휘발유 가격은 L당 2000원을 상회하다가 1900원대로 내려왔다.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앞으로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 폭을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L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산유국들의 증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변동성은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입물가지수도 크게 상승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37.34로 1월(132.67)보다 3.5% 상승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2개월 연속 오름세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29.4%나 높다. 수입물가지수 수준(137.34)은 2012년 9월(138.26)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전월 대비 변동률을 품목별로 보면 특히 원재료 중 광산품(7.6%)과 농림수산품(4.1%), 중간재 중 석탄·석유제품(7.1%) 등이 많이 뛰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최근 유가 급등과 석유제품 가격 불안정으로 인한 불법석유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석유관리원은 현재 가짜석유제품 제조·판매 등 불법석유 유통 근절을 위해 소비자신고센터(오일콜센터, 1588-5166)와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용 중이다.
송현수 기자 son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