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측, ‘부산 못 간다’는 산은 엄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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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부산 이전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부산일보 3월 14일 자 1면 보도)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5일 "산업은행은 기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사안에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차기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해 출범 전부터 반기를 들고일어난 데 대한 사실상의 질타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국가 불균형 문제 해소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15일 “당선인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국가 예산을 (지역에)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 인재가 지역에 모이고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해야 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산업은행의)공개적 반발은 우리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산업은행의 의견은 인수위 관련 분과에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균형발전 큰 틀에서 접근해야”
‘기관 이기주의’에 강한 질타
산은 이전 공약 이행 재차 강조
인수위, 수출입은행 이전도 검토
금융중심지 부산 육성 ‘청신호’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세부 절차가 남아 있어 (산업은행 측과)소통도 해야 되겠지만 벌써부터 반발하는 모습은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며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발언은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인은 핵심 공약은 반드시 지킨다. 산업은행 이전은 기정사실”이라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한 추진 의지가 변함 없음을 강조했다.

아직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간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선인 측이 이처럼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심각한 우려’ 등 강한 어조를 통해 공공기관의 행태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정치권에서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 당선인의 국가균형발전 철학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공약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선대본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한 인사는 “당선인은 평소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산업은행 이전의 경우 부산에 금융 인프라 확충은 물론, 지역 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이 강하게 의지를 드러낸 공약”이라고 부연했다.

인수위는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도 관련 분과에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을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로 육성, 대한민국형 지역균형발전 모델로 만들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다.

다만 산업은행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분과별 인선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인수위가 출범하면 시간표가 드러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이전하기 위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면서도 “인수위 인선을 마무리한 뒤 관련 분과에서 세부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시간은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부산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는 부산 내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 다양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내는 등 ‘부산발’ 금융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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