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은 이전 저항, 균형발전 더 큰 반발 각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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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 이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 국민의 관심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가동될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활동에 쏠려 있다. 국가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지방소멸을 막는 데 필요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청사진 마련이 지역균형발전특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균형발전을 위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통령 당선인 측 입장이 산업은행 노사의 이전 반대 목소리 때문에 나왔다는 데 있다. 차기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다양한 기득권을 지방으로 분산하며 수도권·비수도권 간 상생을 꾀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단호한 실천 의지로 난관 헤쳐 나가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 청사진 마련을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 당선인의 부산 핵심 공약이다. 2009년 국제금융중심도시로 지정된 부산에 날개를 달아 줄 지역 숙원이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두 차례나 산업은행 이전을 약속했는데도, 이 회사 노사는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에 따르면, 이날 윤 당선인 측근 인사는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하는 건 국민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은행 측 태도를 질타하고, 이전에 못을 박았다고 한다. 대선 공약 이행은 물론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어 부산 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해야 할 국책은행이자 금융공공기관인 산업은행 사례만 봐도 향후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통령직인수위와 지역균형발전특위는 수출입은행 등 다른 특수은행의 지방 이전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천하지 못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역시 차기 정부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모두 지역균형발전특위의 청사진에 담겨 정책으로 실현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해당 기관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비롯해 수도권과 기득권층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시의적절하게 산업은행 이전을 기정사실화한 것처럼 확고한 균형발전 실행 노력이 앞으로 닥칠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일 테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극심한 현실에서 지역균형발전은 5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최우선에 둬야 할 시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균형발전은 윤 당선인이 중점을 두고 있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균형발전에 정권의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로 지방은 안중에도 없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균형발전의 밑그림을 잘 그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야심찬 세부 정책 수립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차기 정부가 지역 불균형과 지방소멸 위기를 조장하려는 세력에 맞서 더욱 단호한 균형발전 의지를 보여 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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