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번엔 만취 운전… 부산 경찰, 왜 이러나
부산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관이 면허 취소 수준으로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지난주에도 부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만취 상태에서 길 가던 여성을 성추행하고 이를 저지하려던 행인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붙잡히는 등 잇따른 비위로 부산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가 이날 새벽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몰다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적발됐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A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경찰은 A 경위를 직위 해제할 방침이다.
현직 간부 성추행 체포 이어
면허 취소 수준 음주 운전 적발
카드 도박·차량 절도·음주 난동
지난해부터 일탈 끊이지 않아
도 넘은 기강 해이 비판 목소리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음주 운전으로 면허 취소가 되는 경우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진다”며 “구체적인 적발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부산경찰청 소속 B 경위가 만취 상태로 거리를 걷다가 길 가던 여성을 성추행하고 이를 말리던 남성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B 경위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부산경찰청은 B 경위를 직위 해제했다. 사건 발생 시각은 20대 대선을 하루 앞두고 모든 경찰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갑호 비상’ 발령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는 점에서 부산 경찰의 공직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부산 경찰의 일탈은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한 경찰 간부가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지인 4명과 함께 카드 도박을 하다 적발됐고, 같은 달 ‘시보’ 신분의 순경이 음주 상태에서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남의 차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가 경남 창원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다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간부는 앞선 지난해 2월 부산 수영구의 한 호텔에서 음주 난동을 부리다 동료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정에서 경감으로 강등된 상태였는데, 또다시 음주 사고를 저질러 물의를 빚었다.
이 밖에도 부산경찰청 소속 한 총경이 민간 업자로부터 7000만 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되는가 하면, 부산경찰청 소속 한 경위가 술을 마신 뒤 경찰청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몰고 나오다 행인을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부산 경찰의 잇따른 비위에 지난해 10월 부산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부산경찰청의 추락한 외부 청렴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윤창호법 제정 이후 음주 운전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찰 간부의 음주 관련 비위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