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현역의원 지고 ‘신예 3인방’ 뜬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군이 대선을 지나면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대선 패배 후 현역의원 3인방이 불출마를 결정했고, 유력 후보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불출마로 기우는 모습이다. 이에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군은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류영진 전 식약처장, 김해영 전 의원으로 압축되고 있다.
박재호·최인호·전재수 모두 “불출마”
변성완 전 권한대행 강력한 출마 의지
친문 류영진 전 식약처장 적임자 평가
김해영 전 의원 쇄신 기대감에 급부상
대선 이후 박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은 모두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지역구를 비우고 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으로, 중앙당에서도 출마를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모두 보수텃밭에서 치열한 지역밀착형 정치로 3번의 패배 끝에 재선까지 성공한 만큼, 해당 지역구에서 대체할 인물이 현실적으로 전무하다는 이유다. 자칫 현역의원의 출마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현재 3(민주당) 대 15(국민의힘)인 구도가 2 대 16으로 악화될 뿐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3인방 중 출마의지가 가장 강했던 전재수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을 오래하기보다는 부산시장으로 지역을 위해 더 큰 일을 하고 싶지만, 지역구를 뺏겨 부산의 지지기반이 악화될 것이라는 중앙당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영춘 전 장관도 출마에 회의적이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섰던 김 장관은 “연이어 선거를 치르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이 있다”고 했다. 박재호 의원(시당위원장) 등은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김 전 장관의 출마를 바라고 있지만, 김 전 장관으로선 지난해 오거돈 전 시장의 불미스러운 낙마 이후 치러진 최악의 조건에서 패배한 데 이어 이번에도 다소 ‘기울어진 운동장’에 나서기는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있다.
이에 지난해 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섰고,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이끈 변성완 전 권한대행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부산에서 38.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40% 목표에는 못 미쳤지만, 부산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38.7%)에 준하는 표를 받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부산시장 경선을 치르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고, 능력 있고 출마 의지도 강한 변 대행을 후보로 추대해 본선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류영진 전 처장과 김해영 전 의원도 유력후보로 꼽힌다. 특히 최근 부산지역 원외위원장 모임에서 ‘류영진, 김해영 등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식약처장을 지낸 친문 핵심이자 부산 원외위원장 좌장으로, 선거전을 화끈하게 치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가덕신공항국민행동본부와 백양포럼 등 외곽조직에서 류 전 처장의 출마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현 정부에 다소 부정적인 지역 여론을 감안하면 김 전 의원은 열세인 시장 선거구도를 바꿀 수 있는 카드로 주목받는다. 김 전 위원은 조국 사태 등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만큼, 쇄신을 기치로 내건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전 의원에 대한 비우호적인 당내 분위기는 걸림돌이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의 재선 도전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 1년간 안정적으로 시정 운영을 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도 끈끈해 새 정부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박 시장의 선거법 재판이 연기돼 공천 경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