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옮긴 현미경 속 우주
가나부산서 ‘이강욱 개인전’
‘나’에 대한 생각과 ‘나’에 대한 탐구.
이강욱 작가는 자신을 정의할 단서를 고민하다 생물학을 떠올렸다.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 본 세포는 작가를 미시적 세계로 이끈다. 미시적 세계에서 공간이라는 새로운 차원을 발견하고, 작가는 미시 공간과 거시 공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강욱 작가 개인전 ‘변화하는 색’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가나부산(그랜드 조선 부산 4층)에서 4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이 작가는 울산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왔다. 현재 그는 홍익대 미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스처’ ‘비가시적 공간’ 시리즈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레이어’를 주목해야 한다. 하얀 캔버스 위에 하나의 색을 올리고, 그 위에 다시 백색 물감으로 반투명한 층을 만들어낸다. 화면을 구성하는 색의 배치를 고민하며 행하는 ‘겹쳐 칠하기’로 작가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한다. 여러 겹의 색을 쌓아가면서 평면의 이차원 공간과 입체의 삼차원 공간을 가르는 경계가 허물어진다.
이 작가에게 캔버스 평면은 색으로 무한한 세포 확장이 이루어지는 입체 공간를 의미한다. 작가는 이 공간에 색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가시화한다. 자유로운 조형의 갖춘 추상회화로 자아를 통찰하고 사색한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자신 안의 우주를 들여다보고, 우주 속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정현 인하대 교수는 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그의 회화는 자연과 문화/문명이 교차하는 세계로 볼 수 있다. 이강욱에게 회화 공간은 미시세계들이 모여 거대한 갤럭시가 형성되는 ‘배양의 터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고 비평했다. 051-740-2020. 오금아 기자 ch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