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난립 부산공동어시장 대표 선거 이번엔 단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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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선거마다 후보들이 난립했던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거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단독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서 치러진다. 업계에선 어시장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5개 수협 조합장들이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된 상황에서, 다른 인사들이 입후보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0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이틀간 진행된 어시장 대표이사 선거 후보자 등록에 박극제 현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박병염 부산수산물공판장 중도매인협회장도 입후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 후보자 등록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극제 현 대표이사만 등록
5개 수협 긍정 평가 당선 무난
타 후보 출마 땐 ‘들러리’ 분석
국힘 출신 ‘정치적 코드’ 맞는
박 대표에 힘 실릴 가능성 많아
추천위 외부인사 제외도 한몫

5개 수협 조합장들은 지난 18일 박 대표의 경영기획서 및 자격조건 등을 검토하는 심사를 완료했다. 선거 당일인 21일 박 대표는 본인 소개 및 법인 운영에 대한 소견 등을 발표하고 이들 바탕으로 조합장 5명이 최종적으로 투표한다.

앞서 3년의 임기 동안 무리 없이 어시장을 이끌어 온 박 대표를 5개 조합장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박 대표가 안정적으로 어시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며 “특별한 흠이 없는 상황에서 5개 조합장들이 무리하게 박 대표에게 반대표를 던지기 어렵고 이렇다 할 명분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이 박 대표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있는 상황에서, 후보자로 나선다면 ‘들러리’ 노릇을 하게 될 것이 뻔해 다른 인사들이 선거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대통령 선거 결과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민의힘 출신인 박 대표와 ‘정치적 코드’가 맞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부산시장도 국민의힘인 박형준 시장이어서 같은 국민의힘 계열 간 코드가 맞아 향후 어시장의 운영과 관리 등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바뀐 선거 방식이 단독 입후보의 배경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어시장 정관 개정으로 이번 선거는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의 후보자 추천 없이, 어시장 지분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5개 출자수협(대형선망·대형기선저인망·서남구기선저인망·부산시·경남정치망) 조합장이 바로 후보자 자격심사 후 선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보자 평가에서 어시장 외부인사의 참여가 전면 배제되면서, 외부의 다양한 인사가 입후보할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다.

앞선 2018~2019년 어시장 대표이사 선거는 3번의 파행을 겪었다. 2018년 8월, 10월에 진행된 3번의 선거에서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들이 모두 총회에서 당선에 필요한 출자 조합장 찬성표를 얻지 못하는 등 선거를 장기간 치뤘다. 이에 어시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선거 파행의 원인이 추천위 제도에 있다고 보고 외부인사인 추천위를 선거에서 제외시키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선거에서 10명이라는 많은 후보자가 입후보한 것은 최종적으로 5개 조합장이 결정하긴 하지만 외부 전문가 평가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남아있는 가능성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5개 조합장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상황에서 사전 소통이 없는 다른 인사들이 입후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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