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이 보이스피싱 막았다
부산의 한 은행 직원이 빠른 대처로 80대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20일 부산은행 장산지점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 40분 80대 남성 A 씨가 자신의 계좌에서 현금 1000만 원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 유난히 초조해 보이던 A 씨를 응대하던 이해리 대리는 A 씨에게 현금 인출 사유를 물었다.
1000만 원 인출 고객 80대
횡설수설 태도에 범죄 직감
경찰 출동 때까지 시간 끌어
A 씨는 처음에는 “집에 전화가 왔고,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해서 수화기를 놓고 왔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내 돈을 내가 찾는데 왜 잔소리가 많으냐”면서 화를 냈다. 횡설수설하는 A 씨의 태도에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이 대리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 대리는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A 씨를 안심시키며 시간을 끌었다.
A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도 오히려 “은행에서 부르는 경찰은 믿을 수 없고, 내가 전화 받은 경찰만 믿을 수 있다”면서 “다른 은행에서 현금을 뽑겠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해 A 씨와 함께 A 씨의 집을 방문했다. 알고 보니 A 씨는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의 지시대로 수화기를 통화 중인 상태로 두고 부랴부랴 가까운 은행을 찾은 길이었다. 경찰은 추가 피해를 우려해 A 씨의 자녀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A 씨를 인계했다. 부산은행 장산지점 이해리 대리는 “처음 있는 일이라 떨리고 긴장됐지만 교육받은 대로 대처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것을 은행 직원의 본분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