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탄 500살 회화나무, 집중치료 필요”
3년 만에 고향을 찾은 부산 사상구의 500살 된 회화나무가 이식작업 중 화재(부산일보 3월 1일 자 9면 보도)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일부는 이미 생육이 불가능할 만큼 손상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상구청, 전문가 현장자문 결과
“껍질·새로운 가지 부분 피해
노거수 일부,생육 불가능 상태”
사상구청은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노거수(회화나무) 생육 점검을 위한 현장 자문회의를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회화나무는 지난달 28일 이식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뿌리 부위는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수피(나무 껍질)와 신초(새로 나온 가지) 부분이 불에 타 피해(사진)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집중 치료와 뿌리 부위의 정밀 조사, 뿌리 활성화 방안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철거 과정에서 뿌리가 이미 손상돼 노거수의 생육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대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는 나무 형성층 중 약 20%만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화재 이후 노거수에 투입하고 있는 영양제가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으로 볼 때 일부는 이미 생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한다”면서 “살아 있는 부위에 대한 판단을 명확하게 내리고 영양공급 방식을 부위별로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상구청은 앞으로 2개월간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노거수의 생육 상태를 계속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또 사고 발생 책임을 지고 있는 용역업체 측에 관리비용을 청구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상구청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계속 관리가 이뤄진다면 오는 5월 쯤에는 상태가 많이 호전될 것으로 본다”면서 “세부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 노거수의 생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