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완화세’에도 줄지 않는 위중증·사망자… ‘불안’ 여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이 곧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유행이 정점을 찍고 감염 규모가 줄기 시작하더라도, 감소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유행의 감소와는 별개로 당분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주 ‘더블링’ 현상 일단 진정
둔화 폭 기대보다 크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 재확산 변수
위중증 환자 증가폭 등 관건
■더블링에서 1.05배까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지난달까지 국내 감염 규모는 매주 2배 커지는 ‘더블링’ 현상이 유지됐다. 이달 들어 더블링 현상은 사라지기 시작했으나, 예상보다 확산세가 줄어드는 둔화폭은 크지 않았다.
2월 넷째 주(2. 21.~27.)의 경우 총 확진자가 7만 7762명으로 전주보다 감염 규모가 1.97배 커졌다. 하지만 3월 첫째 주(2. 28.~3. 6.) 확진자는 12만 5409명으로 전주 대비 1.61배였다. 더블링 현상은 일단 사라졌지만 확산세는 이어졌다. 3월 둘째 주(3. 7.~13.) 총 확진자는 19만 6878명까지 치솟았다. 전주 대비 감염 규모가 1.57배 커져, 확산 속도가 거의 줄지 않았다.
3월 셋째 주(3. 14.~20.)에는 확산세가 뚜렷하게 줄었다. 총 확진자 수는 20만 6559명으로, 전주 대비 감염 규모는 1.05배이다. 확산세가 상당히 진정된 것이다. 특히 지난 17일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이후 신규 확진 규모는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가 확진으로 인정되면서 확진 규모가 커졌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확산세가 진정됐고 곧 유행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은 방역당국의 예측과도 일치하는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유행 추이에 대해 “지난 12일부터 오는 22일 사이에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이며,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선 하루 확진자가 부산은 4만 명, 전국은 62만 명을 넘어선 지난 17일이 유행의 정점인 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이 경우 이번 주 중에 감염 규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심할 수 없는 감염 상황
방역 전문가들은 확산세의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대목이 많다고 분석한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스텔스 오미크론) 비중은 최근 한 달 새 급격히 높아져,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의 BA.2 검출률이 26.3%까지 치솟았다. BA.2가 확산될수록 정점 구간은 길어지고, 정점을 지난 뒤에도 감염 규모 하락은 매우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와 영국에서도 BA.2 영향으로 최근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지기도 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감염 규모가 줄더라도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감염 유행과 위중증 환자 발생 사이에 2주 정도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소한 다음 달 초까지 위중증 환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부산의 위중증 환자 수는 111명이며, 최근 매일 하루 20~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전체 위중증 환자 수는 1033명이며, 최근 매일 300여 명의 확진자가 숨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대 2500명까지 위중증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2~3주 내 위중증 환자 수가 현재보다 배 이상 증가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