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았지만 만진 건 아니다…? 울산 모 대학 교수 성추행 의혹
울산지역 한 대학교 교수가 여성 조교를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A 교수는 대학 내 단과대학 학장으로 최근 울산의 한 호텔에서 교수 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당일 이 자리에서 동료 교수 수십 명과 기념 사진을 찍던 중 조교 B 씨에게 ‘너도 여기 앉아라’며 허리 밑 골반 부분을 두 손으로 잡아당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세미나·식사 자리서 두 차례 추행”
20대 여성 조교 고소로 경찰 수사
“성적 의도 없어” 교수는 의혹 부인
A 교수는 또 그날 오후 7시께 같은 장소에서 저녁 식사와 행사를 정리하던 B 씨에게 다가가 허리 부분을 잡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A 교수는 B 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수 세미나를 열기 한 주 전 부산에서 전국적인 교수 협의회에 참석한 데다 (울산에서) 세미나를 주관하면서 몸이 너무 힘들고 피곤했다”며 “내 기억에는 조교가 사진 찍는 각도가 이상해서 잘 보이도록 찍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어 ‘좀 이쪽에 와서 찍어야 하지 않느냐’고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행사를 하다 보면 손이 닿거나 이런 건 얼마든지 있지 않으냐. 경품 등 물건도 빨리 주고 받아야 하는데…”라며 “(조교와) 신체가 닿은 적은 있지만 만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성적 의도를 갖고 잡은 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허리나 골반 부분에) 닿았을 수는 있다. 짐도 많았고…”라고 말했다.
또 신고인에게 사과했거나,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A 교수는 잠시 고민하다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6시 A 교수를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행사장 내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내용에 관해서는 답변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 측은 2차 피해 등을 막기 위해 A 교수와 신고인을 분리 조치하고,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 내 인권센터도 관련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라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추후 사실관계를 파악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