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프트파워 활용법
이은순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전 세계에서 K팝 등 한국 문화 전반의 위상이 높아졌다. 한국 소프트파워의 힘이 거세진 거다. 소프트파워는 하버드대학교 조지프 나이가 고안한 개념으로, 세계 정치에서 자본과 권력이라는 체제의 힘이 아닌 국가 매력을 통해 자연스러운 호감을 유발해 설득할 수 있는 국가의 힘을 일컫는다. 실제 대한민국은 영국 잡지 모노클의 소프트파워 서베이 2020에서 독일에 이어 2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저출생과 지역 격차에 따른 지역대학의 위기가 부상되며 생존 활로가 모색되는 중이다. 필자는 지역의 대학과 교육이 K문화의 소프트파워를 교육으로 전이시켜 코로나 시국 이후 곧바로 펼쳐질 세계교류에서 자유, 똘레랑스, 그리고 탈권위의 가치를 실현시킬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기고한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이 글귀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2020년 6월 공식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국에서 일어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방탄소년단이 시작한 해쉬태그로 미국 시민의 비폭력 시위를 이끌어 낸 사례이다.
한국은 이제 평화항쟁으로 변화를 이끈 자유 이데올로기의 나라, ‘엣지 있는’ IT강국 이미지로 국가 신뢰와 문화 신뢰가 높아졌다. 노동 현장에서 불어온 다민족 포용정책의 제안과 함께, 이제는 교육에서 이 바람을 이용해 외국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대학의 세계화를 추진해볼 때이다.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 노동력 교류를 시작으로 선진교육을 우리 방식으로 습득하고 사상과 기술을 협치시켰듯이, 대한민국의 교육으로 세계의 시민성과 가난한 나라가 발전을 이루길 꿈꿔본다. 외국인의 코리안 드림에 이은 대한민국 국민의 코리안 드림이다.
팬데믹으로 경제 교류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역으로 우리는 ‘문화의 한국’을 재발견하게 됐다. 동시에, 세계가 운명공동체로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개인의 자유보다 지역의 건강을 염려하는 건전한 공동체 중심의 생각이 자신의 몸과 지역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재발견하게 됐다. 공동운명체로서 지역은 세계를 향한 똘레랑스가 얼마나 필요한지 상기시킨다. 세계에 활짝 열린 한국의 지역 그 한곳 한곳이 세계와 지역을 아우르는 공동체를 위한 삶을 생각할 수 있도록 반짝이기를 바란다. 세계를 향한 똘레랑스이다. 똘레랑스는 ‘타자, 차이에 대한 존중과 서로 다른 가치, 믿음, 생각을 가진 개인과 집단들 사이의 평화적 공존’을 뜻한다.
IT와 디지털 강국에 힘입어 우리 K콘텐츠가 부흥기를 맞았고, 현재 AI와 빅데이터 활용에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기의 또 다른 의미는 평등의 열린 구조에서 찾는다.
자유, 판단과 실험에서 권위를 탈피하고, 이상적인 지역공동체를 만들 기회가 왔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은 단군 이래 최고의 기회를 맞이했고, 이 기회는 한국문화의 부드러운 힘으로 열리게 됐다. 대학이 해외에 문을 열어 그들을 따뜻하게 반기고, 탈권위의 새로운 힘으로 역동적인 지역공동체를 꾸려나간다면 기회는 계속되는 성장과 선하고 온전한 영향력을 낳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