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배치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확정 발표하면서 ‘용산 시대’ 대통령실과 그 주변 공간의 구성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 측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국방부 청사 건물에는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과 함께 기자실이 들어선다. 기존 국방부 청사 건물은 총 10층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청사 건물 1층에 기자들의 취재 공간인 프레스센터를 두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대통령 집무실이나 비서실이 어디로 갈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단 기존에 장·차관실이 2층에 있었던 만큼, 그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집무실 가까이 비서 업무 공간
청사 1층에는 ‘프레스센터’ 둬
기존 청와대 공간과 ‘차별화’
집무실 앞 부지엔 ‘공원’ 계획


미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의 없이 토론하는 장면을 이상적인 대통령실 모습으로 여러 차례 거론한 윤 당선인이 새 집무실 가까이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무·공보를 맡은 비서진의 업무 공간을 두고, 민관 합동위원회도 같은 건물에 입주 시켜 수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통령실과 비서실이 있는 같은 건물 1층에 프레스센터를 두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청와대 경내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실(여민관), 기자실에 해당하는 춘추관 등이 모두 별개 동으로 떨어져 있는 것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의 임시 관저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청와대 이전 TF 팀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관저와 관련, “(당장은 한남동)공관을 수리해서 들어가는데 장기적으로는 이 구역(국방부 부지) 안에 관저나 외부 손님을 모실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남동 공관과 국방부 청사 건물까지 출퇴근길 이동에는 교통통제 시 차량으로 3∼5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당선인 측은 예상한다.

윤 당선인은 해외 귀빈을 모시는 영빈관에 대해 “용산공원이 우리에게 반환이 되면 그쪽에다가 (미국)워싱턴에 있는 블레어하우스 같은 것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 조성과 새 건물 완공 전까지는 기존 청와대 영빈관이나 본관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언급했다.

집무실 우측과 남측에 자리할 용산공원 조성 계획도 관심 포인트다. 현재 용산기지 부지는 전체 반환 예정 부지(203만㎡)의 약 10%인 21만 8000㎡ 정도가 반환된 상태다. 이를 대통령 집무실 예정지 앞 부지를 포함, 올해 중으로 4분의 1까지 반환을 조속히 마무리해 시민공원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 당선인이 이날 공개한 조감도를 보면 새 대통령 집무실(현 국방부 청사)을 중심으로 앞마당에 공원이 조성돼 있고, 우측으로 근무지원단, 좌측에 합동참모본부 건물이 자리했다.

국방부 장관실을 포함한 기존의 국방부 내 주요 업무공간은 합동참모본부 건물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공원에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주변을 나무가 에워싸고 있는 모습으로, 공원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국방부 청사까지 펜스나 담장은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면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의 부서 이동도 불가피해졌다. 일단 국방부 본관에 있는 부서들은 영내 바로 옆 합참 청사로 들어갈 예정이다. 합참 청사 4개 층을 비워 국방부 장·차관실과 정책실, 기획조정실 등 핵심 부서들이 입주할 계획이다. 국방부 본부의 나머지 부서들은 용산 영내의 국방부 별관(구청사)과 과천정부청사 등 10여 곳으로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주요 부서들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합참 일부 부서들은 영내 육군 공보과가 있는 건물 등으로 우선 이전할 예정이다. 특히 윤 당선인이 합참은 장기적으로는 남태령의 수도방위사령부 쪽으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분산됐던 국방부 일부 조직이 합참 청사로 재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