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전용병동 들어설 신관 증축·검진센터 운영 추진
삼육부산병원
삼육부산병원의 역사는 19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미스 선교사가 질병에 시달리던 평안도 주민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치료하면서 진료가 시작됐다. 그후 1908년 조시 러셀(한국명 노설) 박사가 평양의 한 초가집을 20달러에 구입해 4년간 2만 명의 환자를 돌보았다. 지금은 부산과 서울 2곳에 삼육병원이 운영되고 있고 부산은 71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최명섭 삼육부산병원 병원장은 “과거 우리가 받은 사랑을 다시 갚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의료선교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외국에 있는 환자를 부산으로 데려올 수도 있고, 더 나아가 해외에 우리 병원을 짓는 것까지도 고민하고 있다”며 의료관광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의료관광 실적, 매년 부산서 상위권
2025년 700병상 규모 완공 전망
180개국과 의료 네트워크 형성
캄보디아에 의료기관 개설 목표
삼육부산병원의 의료관광 실적을 들여다 보면 다들 깜짝 놀란다. 부산지역 전체 의료기관 중에서 매년 상위권이다. 해운대백병원 동아대병원 등 대학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신고한 건수를 기준으로 삼육부산병원은 매년 1천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 진료과도 치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다양하다. 주로 외국인 선원 환자들인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년 1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삼육부산병원은 외국인 환자 전용병동이 들어설 신관을 증축한다. 연면적 9천여평 정도이며 약 700병상 규모다. 부산 서구가 의료관광 특구로 지정되면서 특례규정을 적용받아 용적률이 상향조정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는 5월 신관 증축 인허가를 제출하고 8월에 착공하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당초 5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건설 자재비 인상으로 6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병원과 차별화를 위해 중증질환보다는 생활습관병 등의 대사성 질환과 혈관질환 등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 건강검진센터를 집중육성할 방침이다.
최명섭 병원장은 “검진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 수적으로 많은 환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진센터에서 질환이 발견되면 우리병원에서 우선 진료하고, 암환자는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육부산병원의 강점은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 필리핀, 러시아, 태국 등 전세계 180개의 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서구 의료관광특구 내에서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아시아권에서는 AHCA라는 국제진료 네트워크가 있다. 삼육병원이 운영되고 있는 홍콩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한국(부산 서울) 등에서 병원간에 환자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위급상황이 생기면 대만삼육병원에 있는 에어 앰뷸런스(구급 항공기)를 띄워 국가간 응급환자 이송도 가능하다.
삼육부산병원은 지난 2020년 12월 부산시가 주관하는 의료기관 해외진출 사업에 선정돼 ‘캄보디아 원격진료소’를 개설했다. 당시 원격진료소 첫 환자는 전년도에 나눔의료(정형외과 사지연장술)에 참가했던 캄보디아 벤친 양이었다.
최명섭 병원장은 “지금은 원격진료소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캄보디아에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서구 의료관광 특구에서부터 그 꿈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