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K메디 허브’ 날개 달았다
[부산 서구 글로벌 하이 메디허브 특구] 동남권 첫 특구 지정
부산 서구가 K메디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초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동남권 최초로 의료관광 특구에 지정돼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하면서 구도심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와 영등포구,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다. 품격있는 국제의료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은 셈이다.
올해 초 의료관광 특구 지정
전국 네 번째… 성장 동력 장착
부산대·동아대·고신대
대학병원 3곳 밀집 유리한 조건
송도해수욕장 등 관광자원 결합
도심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
중증질환 중심 의료관광 차별화
특구 용적률 50% 상향 조정 가능
국제진료센터 등 증개축 계획도
서구, 2025년까지 1735억 투입
경제유발 효과 3106억 기대감
■K메디 중심으로 발돋움
부산 서구는 그동안 공동어시장과 남항 등 전통적인 수산업 위주로 편재돼 있어 성장에 한계가 많았다. 오랜 기간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정체를 거듭하다 공한수 서구청장이 꺼내 든 카드가 바로 ‘의료관광 특구 지정’이다.
구청 단위에 대학병원이 3개가 있는 곳은 전국에서 서구가 유일하다.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1년 한국관광 100선에 송도용궁구름다리와 송도해수욕장이 선정된 바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이 ‘특구 지정이 될까’, ‘특구가 되면 서구가 바뀔까’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의료와 관광을 한데 묶여낸 사업 아이디어는 절묘한 신의 한수가 됐다.
공한수 구청장은 “서구 내에 대학병원이 3개가 밀집해 있고, 송도 해수욕장 일대 천혜의 관광자원을 결합시킨다면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2년 이상 서류 보완작업을 거치면서 우리의 장점을 적극 어필한 끝에 특구 지정을 받아냈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특구 지정 이후 참가 의료기관들은 한껏 고무된 상태다. 국제진료센터 증축, 의료R&D 계획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특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서구 의료관광 특구 지정은 지자체와 의료기관간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로 꼽힌다. 특구 계획서를 작성하고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공청회를 여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작업을 해왔다.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장이 구청장과 중소벤처기업부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의료관광 특구 지정은 행정기관과 지역 병원이 힘을 합쳐 맺은 값진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환자와 바이오헬스 ‘양날개’
의료관광 특구 조성사업의 두가지 큰 축은 외국인 환자유치와 바이오헬스산업 클러스터 구축이다. 의료서비스와 의료산업을 양날개로 삼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유치는 부산대, 동아대, 고신대 등 대학병원이 참가하고 있는 만큼 중증질환 중심의 의료관광으로 차별화하게 된다. 대학병원들은 국제진료센터와 외국인환자 전용병실 등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삼육부산병원에서 6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700병상 규모의 의료관광 전용 신관을 증축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고신대복음병원과 삼육부산병원은 증개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포화상태였는데 특구 지정으로 용적률이 완화되면 새로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례 규정을 활용하면 50% 가량 용적률이 상향되기 때문에 국제진료센터와 외국인 전용병실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간 확보에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서구청에서는 장기체류 외국인 환자들이 머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제공해 숙박비 절감을 도울 예정이다. 그외에 의료관광 모바일 플랫폼, 24시간 상담센터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외국인 환자유치만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이오헬스산업 클러스터다. 국내외에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의료R&D 기업 100개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의료연구기업 입주단지에 의료R&D 기업 100개를 유치하면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
클러스터는 의료기관에서도 관심이 많다. 근접한 거리에 있는 3개 대학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도심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입지로서 손색이 없다. 서울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가 비슷한 사례로 서구 의료관광 특구 준비과정에서 벤치마킹할 만하다.
김형회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부가가치는 환자 진료영역을 훨씬 뛰어넘는다. 클러스트 내에 100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철처한 준비와 기획으로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 활성화 계획
관광과 힐링이 결합된 웰니스 관광서비스 제공도 서구 의료관광 특구사업의 중점 과제다. 이를 위해 의료관광 축제, 지역 내 다문화가정과 외국어 가능 청년을 대상으로 국제 간병인 육성, 치유의 숲길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만의 장점을 활용해 크루즈 의료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자갈치시장, 재래시장과 연계한 크루즈 기항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타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의료관광 상품이 될 것이다.
서구는 오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1735억 원을 투입해 중증치료 중심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연구산업 클러스터 구축, 웰니스 관광서비스 제공 등 3개 특화 사업과 6개 세부사업을 진행한다. 특구 지정을 통한 경제유발 효과가 3106억 원에 달하고, 의료 R&D 분야 100개 연구기업 유치 등을 통해 2300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한수 구청장은 특구 내에서 서구 주민들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우선은 서구 주민이 암수술을 받을 때 본인부담금의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한수 구청장은 “의료관광 특구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일으키고 주민들에게 복지 혜택을 나눠줄 수 있는 서구에 딱 맞는 사업이다.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병원 삼육부산병원과 힘을 합쳐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