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세상’ 비추나… 안방극장 점령한 ‘범죄 실화 콘텐츠’
범죄 사건을 재조명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파일러와 형사들이 전하는 수사기를 듣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강력범죄를 미리 알고 대처하려는 대중의 관심이 반영되면서 다양한 ‘범죄 실화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에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선 조희팔 사건, 수지김 간첩 조작 사건, 정남규 연쇄 살인사건 등 뉴스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사건·사고를 다루고 있다. MC가 아닌 이야기꾼을 내세워 1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 비교적 늦은 시간에 방송되지만, 시즌3까지 이어오며 인기를 끌고 있다.
tvN ‘알쓸범잡’ 채널A‘블랙…’ 이어
내달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전파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은 범죄 사건에 좀 더 집중한다. 인기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스핀오프인 이 프로그램은 범죄 사건을 되짚어본다. 출연진들이 함께 창원, 광주, 보성, 파주 등 특정 지역을 찾아가 그곳을 둘러본 후 다시 모여 사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서혜진 변호사, 김상욱 물리학자, 장강명 소설가 등이 출연해 사건에 얽힌 내막과 수사방법, 의미 등을 찾아내며 범죄 사건을 되짚어 본다.
그런가 하면,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는 범죄자의 심리를 추적하는 범죄 다큐 스릴러다.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배우 최귀화, 영화감독 장진 등이 출연해 실제처럼 구성한 ‘범죄자 시점’ 드라마를 지켜보고 그 심리에 파고들어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까지는 성낙주, 고유정, 유영철의 범행을 짚었다. 제작진은 범죄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낸 뒤 받은 답장을 소재로 활용하고 판결문 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실제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제작진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추적하고 사건의 참담함을 전한다”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 1일에는 E채널 ‘용감한 형사들’이 처음 전파를 탄다. 실제 범죄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들이 나와 수사기와 경험담을 전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작가와 MBC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한 이지선 PD가 의기투합했다. 제작진은 “범죄 콘텐츠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세상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