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온천천·대천천·회동수원지, 생태계교란종 전방위 확산
생태계 교란종인 붉은귀거북이가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부산의 하천변에서 진행됐던 생태계교란 생물 조사는 지역의 환경 특성과 함께 인간의 부주의와 시민정신 실종이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고 설명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수영강(기장군 제외)과 온천천(범어사정수장~수영강), 대천천(금성동행정복지센터~낙동강), 회동수원지 일대에서 생태계교란 생물 서식현황 조사를 진행했다.
부산시, 중부산권 하천변 조사
붉은귀거북 등 양서·파충류 3종
단풍잎돼지풀 등 식물 8종 서식
“교란종 정확한 정보 확인 필요”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중부산권에 출현한 생태계교란 식물은 모두 8종으로,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도깨비가지, 가시박,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가시상추, 환삼덩굴 등이었다.
이중 가장 많은 종이 발견된 곳은 수영강으로 7가지 식물이 서식했다. 또 수영강에는 이들 식물들의 분포 면적이 3만 5125.68㎡에 이르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 또한 넓었다. 이어 △온천천 4종(9843.18㎡) △회동수원지 4종(1722.75㎡) △대천천 3종(1만 5382.57㎡) 등으로 나타났다. 모든 조사 장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식물은 단풍잎돼지풀과 환삼덩굴이었다.
이들 지역은 외부 교란에 의해 인공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며, 외부종 유입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각 공원지역에 생태계교란 식물의 확산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토착종의 생육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사 지역에서 발견된 생태계교란 양서·파충류는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노란배거북 등 3종이었다. 황소개구리는 수영강에서 4마리, 대천천 하류부에서 7마리(유생), 회동수원지에서 9마리가 확인됐다. 황소개구리는 낙동강과 합류하는 대천천 하류부와 수영강의 상류부에 주로 분포했다. 온천천에서는 황소개구리가 발견되지 않았다.
거북의 경우 회동수원지에서 붉은귀거북 13마리와 노란배거북 2마리, 수영강에서 노란배거북 2마리가 확인됐다. 회동수원지에서 발견된 거북은 오륜대 앞 데크가 조성된 산책로 인접한 곳에 대부분 모여 있었다. 회동수원지는 물의 흐름이 적어 거북들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이다.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있던 거북들이 회동수원지에 방류돼 터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생태계교란 생물 퇴치를 위해 분포에 따른 지역별 제거 우선순위를 지정하고 집중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선순위 지역은 서식밀도가 매우 높거나 피해가 극심한 지역,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 알레르기 등 인체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등이다. 또한 초·중·고 학생 대상 생태계교란 생물 모니터링과 제거사업을 벌이는 등 시민이 참여하는 방법도 권장했다.
조사팀은 “포획틀을 설치해 정확한 생태계 교란종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생태계 교란 거북류의 경우 봄철 산란시기 등 중요한 생태적 특성을 나타낼 때를 집중 조사기간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