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반” vs “광우병 선동”… 여야 충돌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결정을 두고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정면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21일에도 “백해무익” “국민 배반” 같은 원색적인 표현으로 윤 당선인의 용산 이전 결정을 맹비난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관행적인 ‘허니문’ 기간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는 태도다.
민주, 집무실 이전 결정 맹비난
국힘 “사실 근거 않은 선동” 맞불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하루하루 고통스러운데 당선인이라는 분이 새 집을 꾸밀 궁리만 하고 있으니 참담하다”며 “민생에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에 재앙과 같은 선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니 미국에서 ‘한국에 K트럼프가 나섰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취임도 전에 집무실을 옮길 궁리부터 하는 것은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당선인은 취임 전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을 결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대통령직 인수법 어디에도 당선인에게 국가 기관의 이전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권의 발목을 잡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맞받았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키지 못했던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이제라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 지금 윤 당선인의 약속은 그 목적과 취지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며 “차이가 있다면 현실의 벽을 핑계로 주저앉았는가, 아니면 그 벽을 넘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가 하는 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민주당을 향해 “자신들이 못 이룬 꿈을 윤 당선자가 실현하니 배가 아파서 공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딴지를 거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팀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이전 비용 1조 원’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1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1조 원 그러면 대장동이 바로 생각나죠”라며 “500억 원도 안 되는 이전 사업을 1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광우병(시위가) 생각나기도 하고, (민주당이)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초반인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당시 광우병 공세에 빗대 민주당의 반대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선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