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성지’ 김해,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부상
‘민주당 아성’이자 ‘노무현 성지’인 경남 김해지역이 6·1 지방선거 ‘시장 자리’를 둘러싼 경남도내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김해지역은 호남이 아닌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간판은 곧 당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세가 강했던 터라 ‘격전지’ 표현 자체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힘, 대선 지지율 민주당 추월
양측 시장 후보자들 우후죽순
김해시장 선거가 급부상한 데는 특정 정당의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도’에다 앞선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 대선 결과 인구 55만 명인 김해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9.33%,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6.22%를 차지했다. 불과 3.11%포인트(1만 표) 차이지만 김해에서 국민의힘 측이 이긴 것은 10년이 훌쩍 넘은 일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지역은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부터 줄곧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 왔다. 실제 지금도 국회의원 2명과 시장, 시의회 의장 등 선출직이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충분히 고무될 만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런 틈을 타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해시장에 도전하는 여야 후보가 물밀듯이 몰려들고 있다.
시장직 탈환을 선포한 국민의힘 측에서는 벌써부터 10여 명의 후보군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 중 박병영 전 경남도의원과 박동진 굿개발그룹 회장,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황전원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등 4명은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나머지 후보군도 이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앞서 허성곤 김해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민주당에서도 이런 야당에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22일부터 허 시장 이외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시작했다.
먼저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김해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해 출신인 박 전 부지사는 행정고시 35회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지방분권과장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기획관,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관 주재관 등을 역임했다. 박 전 부지사는 이날 출마 회견에 앞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도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해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이들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에서도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근래 보기 드물게 김해시장 선거전에서 당내 경선과 여야 간 치열한 경쟁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해시장 선거 과정에서 모처럼 여야 간 불꽃 튀는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며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김해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