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집무실 백악관이 롤모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대통령실 ‘롤모델’은 미국 백악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내각 각료를 대통령 참모로 두고 수시로 직접 보고받는 ‘열린 조직’을 구상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대통령실 내실을 다지는 개혁안도 본격적으로 논의 중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청와대 개혁을 위한 당선인 직속 태스크포스(TF) 첫 공식 회의가 지난 21일 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수석비서관제 대신 직책을 보좌관·비서관·행정관으로 간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수석비서관이 아닌 각 부처 장차관이 대통령 참모로 일하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 행정부의 ‘비서’(Secretary) 개념과 유사하다. 미 행정부는 국무장관을 ‘Secretary of State’(세크리터리 오브 스테이트), 국방장관을 ‘Secretary of Defense’(세크리터리 오브 디펜스)나 ‘Defense Secretary’(디펜스 세크리터리)라고 부르는 등 참모형 장관제를 채택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지난 20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내부 구조도 백악관의 ‘웨스트 윙(West Wing)’을 모델로 한다. 웨스트윙은 대통령 집무실과 부속실만 있는 청와대 본관과 달리 주요 참모의 사무실과 같은 층에 수평으로 자리한 ‘오벌 오피스’(Oval Office·대통령 집무실)가 있다.
오벌 오피스 중앙에는 대통령과 참모들이 수시로 앉아서 회의하는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당시 참모들이 테이블에 발을 올리고 앉아 오바마 대통령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이 같은 구상은 그간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져 온 이전 정부들의 청와대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기 위해 내각의 재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