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우려 많다”에 이번엔 민주·국힘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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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긴급 현안 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국방부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침’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졸속”이라고 총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안보 공백은 없다”고 맞섰다.

집무실 이전 계획을 두고 청와대가 공개 제동을 걸면서 ‘신구 권력’이 정면충돌한 데 이어, 국회에서도 정권교체기 여야의 힘겨루기가 벌어진 셈이다.

서욱 장관, 국회 상임위 출석
이전 일정·절차 등에 부정적
민주 “졸속” “뭐 씌었나” 지적
국힘 “안보 공백은 없어” 반박
신구 권력 충돌 이어 ‘2탄’ 격

국방부는 현안 보고와 질의 응답을 통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검토 없이 배치 조정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윤 당선인의 계획에 반대에 가까운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의 연쇄 이전에 대한 속도와 비용, 안보공백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현안 보고를 이유로 이날 국방위 소집을 요구한 민주당은 전두환 정권이 구성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거론하며 반대론을 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과거 국보위 이런 데서도 상상하지 못할, 군사 작전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고 안보 공백을 반드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불과 열흘 기간을 주고 ‘방을 비워라’는 식은 국가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국방부를 해체해 10개로 분산시킨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청와대를 옮기는 게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갔다가 돌아올 것도 아니지 않느냐. 갑작스럽게 광화문에 간댔다가, 용산으로 바로 간다는 게 비상식”이라며 “이렇게 옮기게 되면 ‘뭐가 씌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풍수’ ‘무속’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친다.

반면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제가 우연히도 지금 거론되는 3개 부서에서 15년 이상 주요 지휘자로 근무했다. 제가 있을 때는 국방부 지하실(벙커)은 운용 안 했다. 합참 벙커로 갔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합참 건물로 이전하더라도 안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북한이 올해 미사일을 10번 발사할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에 미사일 관련해서 딱 한 번 참석했다. 그런데 어제 집무실 이전 관련한 NSC는 직접 주재하셨다”며 “북한의 미사일이 더 큰 안보 위협이지, 청와대의 국방부 용산 이전이 더 큰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상임위에서 인수위가 요구하는 이전 일정과 절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서 장관은 국방부 이전이 두 달 내 가능하냐는 물음에 “정상적인 절차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비용도 인수위 추산보다는 많이 들 것이라고 봤다. 서 장관은 국방부 이전에 따라 남태령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합동참모본부 청사 건축비와 관련, “1200억 원은 김은혜 (당선인)대변인께서 얘기를 그렇게 하신 것 같고 저희 추산은 좀 다르다”며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추가로 방공포대 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인수위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서 장관은 용산 일대에 추가로 방공초소 설치가 필요하냐는 질의에 “(대통령)경호경비에 맞게 재배치 검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취임 후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공관 주변에 “방공 진지 재배치 계획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서울의 비행금지구역을 대폭 축소한다는 인수위 측의 발표에 대해서도 서 장관은 “(비행금지)공역 설정 문제와 방공부대 재배치 문제는 추후에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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