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문화 지키고 오염된 부산 바다 널리 알리고 싶어요”
영도 동삼어촌계 막내 해녀 조미진 씨
부산 영도구 동삼어촌계에 막내 해녀가 최근 탄생했다. 60대 해녀도 젊은 해녀로 취급받는 상황에서 1971년생 50대 해녀의 탄생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영도 막내 해녀가 된 조미진 씨는 “저라도 해녀의 뒤를 이어야 할 것 같아서 해녀가 됐다”고 했다.
막내 해녀 조 씨는 영도 태종대 토박이다. 지금도 태종대에 자리를 잡고 산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좋아했던 조 씨는 스킨스쿠버 다이빙 경력이 20년이 넘는다. 또 영도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치는 해양스포츠교실 대표로 활동하며 부산 바다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이 자신의 업이기도 하다.
태종대 토박이로 다이버 강사 출신
선배 해녀에 환경 홍보 앞세워 도전
바다 사랑하는 사람 많은 동참 기대
“어려서부터 늘 바다와 함께 있었는데 어느 순간 바다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 보이는 거예요. 백화현상도 심하고. 어떻게 이를 알릴 방법을 찾다가 해녀가 되어 부산 바다를 알리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해녀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어촌계도 어촌계지만 해녀 사회는 매우 폐쇄적인 집단이기도 하다. 특히 다이버들이 마을 어장에 들어와 불법적으로 해산물을 가져가는 일도 많아 다이버들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다이버 출신의 해녀에 대한 호의적 반응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러한 악조건을 이겨내기 위해 조 씨가 선배 해녀들에게 꺼낸 카드는 바로 ‘환경’이었다.
“누군가는 부산 바다와 해녀를 지키고 이어야 하고 환경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알리겠다고 하니 마을의 해녀 선배들이 모두 동의해주셨어요. 해녀는 매일 바다에 들어가다 보니 부산 바다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알았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할 활동들에 대한 공감이 크셨던 것 같아요. 또 이러한 부분에서 강양석 동삼어촌계장님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해녀 선배들에게 밝힌 포부처럼 막내 해녀 조 씨가 해녀로서 처음 하고 싶은 일도 남다르다. 자연산 전복이나 바다의 홍삼이라는 홍해삼을 잡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오염된 부분을 많이 촬영해 널리 알리고 싶단다.
“겉으로 보는 바다는 늘 같아 보이지만 지금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어떤 장소는 해조류고 뭐고 없고 불가사리만 남아있죠. 이런 바다가 부산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보이면 더 잘 알 수 있으니까요.”
훗날 해녀가 될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조 씨는 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다이버 강사로 일하며 알게 된 다양한 지식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부산 해녀에 대한 이해도 커지면 더 좋겠다고 했다.
“해녀는 직업적으로도 만족감이 크다고 봐요. 바다를 좋아한다면 금상첨화겠죠. 예전에는 천하게 보고 낮게 보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통과 환경을 지키는 어업 방식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 커지고 있어요.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 됐죠.”
조 씨는 누구든 막내 해녀에 도전하기를 기대했다.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해녀 문화와 부산 바다를 지킬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함께하실 분들을 항상 기다립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