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 “이제 ‘품위 있는 죽음 준비’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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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게 죽음을 맞는 방법 배워보세요.”

프랑스의 유명 배우 알랭 드롱이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랭 드롱처럼 노인들이 나이가 들수록 더 두려워지는 것은 죽음이다. 어떤 방법으로 품위 있게 두려움을 떨치고 마지막을 맞을 수 있는지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태도, 방식은 매우 달라진다’고 말한다.

부산 동래구노인복지관에서는 노인들이 죽음을 품위 있게 준비할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웰다잉 즉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은빛 나르샤’다.

동래노인복지관 웰다잉 프로그램 ‘은빛 나르샤’
어르신 대상, 4~6월 매주 한 차례 실시
인생 성찰·회고, 사전 장례의향서 등 작성도


동래구노인복지관 이미소 사회복지사는 “노인에게는 죽음을 제대로 관리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 ‘은빛 나르샤’는 노인이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낮추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 성찰하기 위한 웰다잉 프로그램이다. 성공적으로 늙어가면서 다함께 아름다운 노후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먼저 ‘마음 열기’로 시작한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하고 웰다잉의 진짜 의미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이어 ‘나를 찾아서’에서는 인생 회고, 인생 굴곡 그래프 그리기, 지나간 사진 돌아보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

인생을 살면서 해보지 못해 아쉬웠던 일,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찾아보는 버킷리스트 만들기, 용서하지 못했거나 용서받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는 ‘용서와 화해’의 시간도 진행된다. 화해의 강 건너기, 촛불 기도 등의 내용이다.

유언장과 사전 장례의향서도 작성하고, 내가 꿈꾸는 장례식도 생각해본다. 영정 사진과 묘비명을 만들고, 핸드프린팅도 남긴다. 아로마테라피 및 납골당 화환 만들기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주제로 가족 등 뒤에 남은 사람에게 편지 쓰기 시간이 진행된다. 수료식 때에는 참가자들이 제각각 소감을 발표하게 된다.

이미소 사회복지사는 “웰다잉은 당장 죽음을 준비하자는 성격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평소 생각해보면서 지금 내 삶의 방식을 진지하게 성찰해 보자는 것이다. 죽음 준비야 말로 갑작스러운 죽음이 찾아왔을 때 인간적인 존엄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좋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웰다잉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죽음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을 다시 수강하는 어르신도 많다”고 설명했다.

‘은빛 나르샤’는 4~6월에 매주 한 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 진행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죽음 준비에 관심이 있는 어르신 10~15명이다. 문의/051-714-2888 남태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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