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풍’ 거센 해운대·금정… 민주 현역 구청장 수성 여부 관심
해운대·금정은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험지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60% 이상 득표한 곳(해운대·수영·금정·서)으로 부산의 보수 강세지역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그러나 수영·서와 달리 민주당 구청장이 버텨 민주당이 쉽게 내어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해운대는 대선에서 16개 구·군 중 윤 후보 득표율이 60.87%로 1위, 금정은 60.70%로 3위였다.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도 보수 후보 득표율은 금정(65.35%)이 1위, 해운대(64.8%)가 4위였다.
해운대·금정은 대선발 ‘윤풍’을 등에 업은 국힘 예비주자도 넘쳐 나 자칫 ‘보수 대 보수’ 구도가 지역 분위기를 휩쓸 가능성도 있다. 선거를 앞장서서 이끌 민주당 국회의원도 없어 현역 구청장 입장에서는 사실상 ‘고립무원’ 상황이다.
선거 이끌 민주 현역 의원 없어
탈환 노리는 국힘은 후보자 쇄도
해운대, 높은 인지도 “해볼 만…”
금정, 보수 정서에 당내 경쟁 부담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 등을 최대한 살려 해운대와 금정 두 곳 모두를 수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지역 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내 경선 없이 본선에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가 보수 텃밭으로 분류됨에도 홍 구청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생활밀착 행정으로 주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본격화, 이륜차 굉음 해소, 장산 구립공원화 등이 대표적인 성과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홍 구청장의 개인 경쟁력에 기대 “해볼 만한 선거”라고 입을 모은다.
해운대 탈환을 노리는 국힘은 예비주자가 넘쳐 난다. 강무길·최준식·김진영 전 시의원과 김성수 전 해운대서장, 정성철 전 구의장 등이 분주히 표밭을 다진다. 안철수계에 오래 몸 담았던 국민의당 최영곤 전 구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당-국민의힘 간 합당 추진으로 최 전 의원도 ‘보수후보 전선’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금정 정미영 구청장은 해운대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갑을로 나뉜 해운대는 국힘 내 공천 경쟁 과열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금정은 이 같은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당내 공천 티켓도 아직 완전히 확보하지는 못해 국힘에 맞서 빠르게 전열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3선 구의원 경력의 정 구청장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숙원사업들을 해결했지만, 보수 우세의 지역 민심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시의회 복지안전위를 이끄는 정종민 시의원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라 쉽지 않은 경쟁도 펼쳐야 한다. 당내 친노·친문 정통 그룹에 속하는 정 의원은 시당 전략기획실장, 구·시의원 등을 거치며 당내 전략통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힘에서는 원정희 전 구청장과 이순용 전 금정경찰서장, 최봉환 구의장, 김재윤 구의원, 박성명 전 시의원, 최주호 전 금정구 복지안전국장, 김천일 구의원 등이 후보군을 형성한다. 부산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금정은 현역 프리미엄 이상의 선거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역위원회가 단합해야 한다”면서 “투표 참여도가 높은 고령의 국힘 지지자들에 맞서 4050 민주당 지지자들이 얼마나 결집할지도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