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한은 총재 후보에 이창용 지명… 윤 측 “협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관련 기사 3면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냈다.
전공은 거시경제학, 금융경제학이며, 자본시장 현안과 금융감독시스템, 국책은행 민영화 등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합리적이고 무난한 성격이며, 주요 해외 경제 기관에서 일한 경험으로 글로벌 인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 후보자는 국내·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고, 주변 신망도 두텁다”고 말했다.
지난 8년 동안 재임한 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다만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 총재 퇴임 직후 이 후보자가 곧바로 취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금융통화정책 수장의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서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의 대립이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