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 신청사 설계공모 ‘참가업체명 공개 실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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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신청사 설계공모 참가 등록 업체들에게 전체 참가 업체명을 실수로 공개해 논란이 인다. 일부 참가 업체는 익명으로 진행돼야 하는 공모 과정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반발한다. 해운대구청은 직원의 단순 실수로, 심사는 익명으로 진행돼 공정성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23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17일 신청사 건립공사 설계 공모에 참가 등록을 한 전국의 건축설계 사무소 14곳에 단체 메일을 보냈다. 건립 기본계획, 공사 지반조사, 수치지형도, 현장설명회 자료 등 공모 관련 자료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메일의 받는 사람 입력란에는 등록 업체 전체의 담당자 메일과 업체명이 실명으로 명시됐다. 메일을 받은 참가 업체는 나머지 13곳의 참가 업체를 모두 알게 된 셈이다.

자료 발송 단계서 업체명 명시
국토부 지침은 ‘익명성 보장’
일부 업체 “공정성 해친다” 반발
구청 “동시 메일 보내다 발생”

앞서 구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참가 업체 등록을 받았다. 구청은 5월 16일에 작품을 일괄 접수한 후 심사를 거쳐 5월 30일 당선작을 발표하고 1위 업체에 설계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건축설계용역비 1억 원 이상 땐 공모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해야 한다.

참가 업체명이 공개된 것을 두고 일부 참가 업체는 모든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하는 공모에서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반발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참가 업체들은 자신들보다 영향력 있고 큰 업체가 참가한다는 걸 알면 오로지 작품성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면서 “매년 전국의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설계공모가 많게는 1000여 건에 달하는데 의도했든 안 했든 이처럼 업체명을 공개한 경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출작을 만드는 데 4000만~5000만 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작은 회사에겐 참가 의지를 꺾는 일이고 우리도 지금 참여를 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설계공모 기본설계 등의 시행 및 설계의 경제성 등 검토에 관한 지침’ 등에는 ‘설계공모 제출도서에 대해서는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심사 공모안은 전 심사과정을 통해 익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문제를 놓고 다른 구청 실무 부서에서는 문제 소지가 있다는 의견과 어차피 업체명은 서로 알게 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갈렸다. 한 구청 관계자는 “괜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개별 발송 해서 업체명을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작품 접수일 전에 업체 대표가 와서 직접 접수 순서를 추첨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 참가 업체를 알게 된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메일을 동시에 보내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며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작품을 심사할 때는 각 업체의 코드가 부여돼 100%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공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해운대구 신청사는 재송동 센텀초등학교 맞은편 해운대구 문화복합센터 앞 빈터에 연면적 2만 8384㎡, 지하 2층, 지상 8층, 주차면 350면 규모로 건립된다. 올해 설계공모와 기본·실시설계를 시행하고 내년에 착공해 2024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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