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캡틴’ 전준우
“대호 형 은퇴 전 가을야구·한국시리즈 우승해야죠”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36)는 2021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08년 롯데 입단 이후 ‘원클럽맨’으로 13시즌을 보낸 전준우는 지난 시즌 타율 0.348 안타 192개, 타점 92개, OPS(장타율+출루율) 0.874의 화려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준우의 성적은 KBO리그에서도 안타 1위, 타율은 2위, 타점은 11위, OPS는 9위에 해당한다. 전준우는 롯데의 좌익수 겸 3번 타자, 선수단의 대표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 구단은 전준우가 선수단에서 받고 있는 신뢰와 소통 능력 등을 고려해 한 시즌 더 주장의 역할을 맡겼다. 2000년대 이후 롯데에서 2년 연속으로 주장을 맡은 선수는 조성환(2009·2010)과 이대호(2017·2018)뿐이었다.
2년 연속 주장에 1루수 도전까지
신인·고참선수 메신저 역할 자청
서튼 감독 “25~30경기 1루 시킬 것”
전준우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시작하자마자 신인부터 고참까지 선수들의 애로 사항을 코치진과 구단에 전달하며 메신저 역할을 자청했다. 코치진 역시 전준우를 통해 선수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전준우는 스프링캠프에서 코치들에게 정규 훈련 시간 외에도 추가 훈련을 자청하기도 하는 등 팀 분위기를 가다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 1루수 도전에 나선다.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좌익수를 후배 선수들에게 넘겨주고 1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길 예정이다. 전준우는 시범경기에서 좌익수와 1루수를 번갈아 출전하며 1루수로서의 감을 살리고 있다. 전준우는 1루에서도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이며 서튼 감독을 만족시켰다.
서튼 감독으로서는 전준우가 1루수로 이동한다면 줄여 KBO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외야 수비가 뛰어난 선수들에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서튼 감독은 “전준우가 1루를 맡아준다면 팀의 수비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전준우를 1루수로 25~30경기가량 출전시킬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준우에게 올 시즌은 어느 시즌보다 의미가 깊다. 자신과 같은 KBO 롯데 원클럽맨인 이대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물론 롯데 선수들은 이대호의 은퇴 전에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꼭 현실로 만들어보자는 의지에 불타고 있다. 전준우 역시 프로 데뷔 이후 우승의 기쁨을 맛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갈망은 크다. 전준우와 더불어 팀 고참 선수인 정훈과 안치홍은 물론 박세웅과 김원중, 안중열 등 후배 선수들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에 축배를 들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전준우는 “대호 형이랑 같이 꼭 한 번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트란’ 전준우의 2022시즌은 더욱 불타오를 준비를 끝마쳤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