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봄꽃축제 눈앞, 끝나지 않은 방역 인내의 시간
지난 21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을 지나면서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봄꽃이나 봄바람을 즐기기 위해 산과 들판, 관광지로 나들이하는 상춘객이 급증하는 시기다. 부산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의 다양한 봄꽃축제를 취소하면서도 꽃밭을 찾는 관람객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 바람에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봄꽃 명소에 자칫 나들이 인파의 무분별한 출입이 이뤄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 확산 사태가 빚어질지도 모른다. 정부가 최근 거센 코로나 확산세 속에서도 연이어 방역 완화 신호를 보내면서 당국의 방역 태세와 국민의 경각심이 많이 느슨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행락철 맞아 코로나 사태 악화 우려
방역 고삐 다시 죄고 경각심 가져야
부산시와 일선 구·군은 지역 대부분 봄꽃축제의 대면 행사를 전면 취소하되 꽃밭을 드나드는 나들이객에 대한 통제나 인원 제한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강서구 낙동강유채꽃밭축제와 낙동강변 30리 벚꽃축제, 사상구 삼락벚꽃축제 등이 이 조치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행사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축제 자제 요청에 따른 것이다. 무려 22만㎡ 규모로 조성된 낙동강유채꽃밭의 경우 일반인에게 그대로 개방될 예정이라 수많은 상춘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국 최대 봄꽃축제인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를 비롯해 축제는 취소됐지만,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지 않는 곳이 전국적으로 수두룩해 행락철을 맞아 코로나 확산세가 드세질 위험성이 큰 실정이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지난 23일 누적 확진자가 세계 11번 째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국민 5명 중 한 명이 코로나에 걸린 셈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한 최근 한두 달 사이 확진자가 하루 30만~60만 명대 수준으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빠르게 늘어난 데 있다. 무서운 증가 속도가 아닐 수 없다. 더 걱정되는 건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4일 전국의 하루 사망자는 470명, 부산은 60명으로 각각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 위중증 환자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성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의료 체계도 한계에 달해 코로나19 방역 전선이 완전히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세의 정점이 다 돼 간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완화된 방역 조치 영향으로 “정점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과 “K방역이 실패했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등 목소리가 엇갈린다.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불안감을 키우고 헷갈리게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았음을 명심해 방역 체제를 재점검하고 고삐를 다시 바짝 죄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상기할 때다. 모두에게 경각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