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코로나 유행… 늘어나는 위중증 환자 사망
코로나19 신규 확진 규모가 큰 폭으로 줄면서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사망자가 큰 규모로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 24일 신규 확진 1만 8707명
사흘 만에 2만 명 아래로 떨어져
이번 주 전주 대비 매일 10~70%↓
부산 신규 사망자 60명 역대 최다
전국 사망자 하루 1000명 예상도
부산시는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만 870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가 지난 21일 8963명 이후 이틀간 2만 명대 중반을 기록하다 다시 2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주 목요일 17일 4만 2434명과 비교하면 55%나 감염 규모가 줄었다. 이번 주 들어 부산의 하루 확진자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매일 10~70% 정도 줄어든 규모로 나오고 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서 각각 2만 5067명과 835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주일 전 17일과 비교해 경남과 울산 모두 감염 규모는 45% 정도 감소했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39만 5598명이다. 역대 최다를 기록한 17일 62만 1205명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번 주 확진 규모를 보면 유행 감소세 전환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중까지 비교적 뚜렷하게 감소세가 확인된 만큼, 오미크론 변이로 촉발된 대유행이 겨우 감소세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7일 부산 4만 명대, 전국 60만 명대의 확진자가 나온 뒤 감소세 국면이 시작됐다는 분석은 이달 중하순께 유행 정점 이뤄질 것이라는 최근 방역 당국의 예측과도 일치한다.
다만 감소세가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줄어드는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전파력이 기존 변이보다 30% 정도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 BA.2형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감소 완화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정부가 꾸준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 것이 유행을 길게 끌고 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우려는 사망자 규모다. 24일 부산의 신규 사망자는 역대 최다인 60명이다.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으나 50대 2명과 40대 1명도 포함됐다. 사망자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다. 현재 부산의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이 줄어든 93명이다. 사망자 대부분이 위중증 환자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새 위중증 환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이가 숨지고, 다시 새로운 환자로 빈자리가 채워진 셈이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치사율이 낮지만 위중증으로 악화되면 상당히 위험한 질병이라는 걸 시사한다.
이날 국내 전체 사망자는 470명으로, 역시 역대 최다이다. 위중증 환자는 1081명이다. 방역 당국은 최소 다음 달 초까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사망자가 하루 1000명 가까이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 조봉수 시민건강국장은 “사망자 부분에 대해 많이 염려가 된다”며 “특히 고령자가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기저질환으로 인해 면역이 많이 떨어진 이들이 희생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24일부터 만 5~11세 소아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다. 최근 소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방역 당국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소아에 대해 접종을 권고했다.
김백상·김길수·권승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