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신 이재명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신임 원내대표로 3선의 박홍근(서울 중랑을) 의원을 선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72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게 된 박 신임 원내대표는 신 이재명계로 불린다.
당내 요직 거친 3선… ‘86’그룹 지지
“분열 자제하며 뼈 깎는 반성해야”
박 원내대표는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완수하는 동시에 ‘원내 사령탑’으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박 원내대표는 당 정책위 부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지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과 이재명계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발표를 통해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로 의원님들의 마음과 뜻이 하나로 뭉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며 “지금 우리는 바싹 마른 건초더미 위에 올라 있다. 조그만 불씨에도 큰불로 번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대표 선출 결과가 자칫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덜어 내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들로부터 자신을 원내대표로 뽑으라는 문자폭탄이 동료 의원들에게 쏟아진 것과 관련해 “저로서도 이번 일은 매우 당혹스러웠다. 오히려 제 속만 새까맣게 탔다”고 사과하면서 “분열을 일으키는 어떤 행위도 자제하면서 서로 위로하며 뼈를 깎는 반성으로 이겨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원내대표는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으로 반드시 거듭나게 해서 지방선거와 총선 승리의 발판을 단단히 만들어 내겠다”며 정치보복 저지, 민생개혁 입법과제 해결, 정부·여당의 실정·무능 견제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당선자의 독선과 불통,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적대적 관계, 그리고 정치적 보복, 그리고 검찰의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 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1, 2차에 이은 결선투표로 박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1차 투표는 별도 입후보 없이 진행됐다. 여기서 3분의 2를 득표한 사람이 없을 경우 10% 이상 득표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하기로 했는데 원내대표 출사표를 공개적으로 던졌던 의원들 가운데는 박홍근, 박광온, 이원욱 의원이 1차 투표를 통과했다. 여기에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열린민주당 출신 강경파 초선인 최강욱 의원도 10% 이상의 표를 얻어 2차 투표 후보자로 ‘깜짝’ 선정됐다.
2차 투표에서는 박 원내대표와 박광온 의원이 2위 안에 들었으나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로 넘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진 결선 투표에서 최다 득표에 성공,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