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자리 꿰찬 메이저리거, 홈런포 책임진다
날려 버려! D J 피터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오랫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를 맡아 화끈한 타격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2021시즌부터 이대호의 타순에 변화를 시도했다. 늘 4번에 고정하던 이대호를 5번 또는 6번으로 옮겨 배치하는 경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4번 타자로서 입지를 놓치지 않고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의 4번 타자 기용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이대호를 위한 조치이자 더 많은 득점을 끌어내기 위한 팀 전체를 위한 결정이다. 이대호가 맡았던 롯데의 4번 타자는 새 외국인 타자 D J 피터스(26)가 맡는다. 이대호가 맡았던 타순인 만큼 팬들이 피터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LA 다저스·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로 활약한 거포형 타자
특유의 친화력으로 롯데 적응
“개인 목표 앞서 팀 승리” 의지
피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지난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외야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70경기에서 타율 0.197 안타 44개 홈런 13개다. 키 202cm 몸무게 109kg으로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가진 전형적인 거포형 타자다. 롯데는 그동안 딕슨 마차도와 제이윌 콥슨, 앤디 번즈 등 중거리용 타자를 영입했었다. 이번에 피터스를 영입한 것은 이대호와 한동희, 전준우와 더불어 홈런을 터뜨려줄 대형 타자가 필요한 데 따른 결정이다.
피터스는 수비에서도 롯데 외야의 한 자리를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피터스의 수비 포지션은 중견수가 될 확률이 높다. 피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외야 세 자리 중 중견수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피터스는 “야구를 하는 동안 90% 이상을 중견수로 뛰어서 집 같은 느낌”이라며 “중견수 역할을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피터스는 높아진 사직구장의 외야 담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코치진들과 논의하며 올 시즌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피터스는 특유의 뛰어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롯데 구단에 녹아들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부산 생활에 적응 중이다. 피터스는 한국식 바비큐(불고기) 요리를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휴일이면 함께 한국에 입국한 아내와 부산시내 곳곳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일을 즐긴다.
피터스는 올 시즌 하반기에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 그의 아내는 현재 임신 중이다. 피터스는 “지난해 말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확인한 날이 롯데와 입단 계약을 한 날”이라며 “아내 역시 롯데와 계약한 것을 매우 긍정적이고 뜻깊게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피터스는 자신의 개인 목표를 앞세우기에 앞서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피터스는 “현재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한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