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대 수산물 가정간편식 국내산 원료 정책적 지원 필요
코로나19 확산 및 1인 가구 증가로 수산 식품 시장에서도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정간편식 원료에서 국내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내 수산물 생산자에게도 수혜가 돌아가도록 이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 확대, 수산식품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서 KMI는 수산물 가정간편식의 확대는 수산식품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내산 수산물의 원료 비중이 적어 국내 수산물이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정간편식’은 완전·비조리 상태로 곧바로 식사가 가능한 식품을 말한다.
제조업체, 가격·조달 등 들어
원료 중 수입품 68% 차지
시장 연평균 15.8% 성장 불구
국내 생산자 입지 점차 좁아져
KMI “선순환 체계 마련해야”
KMI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08년 약 7200억 원에서 2019년 약 3조 4600억 원으로 연평균 15.8%씩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는 수산물 가정간편식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수산식품 중 일부 생선구이 제품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1년간 1000%를 상회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생선구이뿐 아니라 매운탕, 해물탕, 각종 찜 등 다양한 수산식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KMI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5.3%가 가정간편식 구매경험이 있고, 만족도에 대한 긍정비율이 64.4%로 집계됐다. ‘시간절약’, ‘적당한 양’ 등 가정간편식의 특징이 수산 가정간편식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번거로운 조리법과 비린내 등 수산 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수산물 가정간편식 시장의 확대는 수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국내 가정간편식 수산식품 원료 중 수입산 68%, 국내산 32%로 국내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체는 ‘안정적 원료조달’, ‘가격’, ‘제품형태’, ‘대량 납품의 용이성’ 등을 이유로 수입산 원료 활용을 선호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수산물 가공·제조업체에게는 가정간편식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지만, 수산물 생산자의 입지는 다소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세가 국내 생산자들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수산식품 산업전반의 선순환 체계를 지금 시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규모화 된 생산, 품질인증·판로확보 등 생산자 경쟁력 강화지원, 지역 수산물 활용을 통한 제품화 및 판매 지원, 대형제조-유통업체-생산자 간 상생협력체계 구축 등이 꼽혔다.
KMI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이 국내 생산자 전반에게 수혜가 될수 있을 것인지는 앞으로의 정책이 중요할 것”이라며 “수산식품산업 전반의 성장 가도를 이어가면서 국내산 원료 수산물 활용 확대라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