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모 드러낸 양산 사저… ‘자연인 문재인’ 의지 오롯이 반영
퇴임을 한 달여 앞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거주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의 막바지 공사가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양산시와 평산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는 최근 공사 가림막이 하나둘씩 철거되면서 이날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저 설계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기 승효상 건축가가 했다.
큰 창에 회색 외벽, 푸른 박공지붕
양산시 관련 인프라 개선 공사 한창
송영길, 페이스북에 사저 사진 포스팅
“다시는 ‘지못미’ 않길” 소망 글도 올려
사저는 창이 크고 옅은 회색 외벽과 푸른색 박공지붕(책을 엎어 놓은 듯한 간단한 형태의 지붕)을 얹은 모습이다. 외부 장식도 배제됐다. 이는 마을,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튀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퇴임 후 정치에 대한 어떤 간섭도 없이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사저는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가림막이 제거된 자리에는 경호 시설에 필요한 조경·차폐 시설이 들어선다. 산철쭉 1480그루를 비롯해 조팝나무 649그루, 영산홍 400그루 등 각종 조경용 수목이 심어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 사저와 달리 경호원 시설로 사용될 경호동과 경비실 공사는 건립 과정에 암반이 발견되면서 어려움을 겪어 대통령 사저에 비해 진척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와 경호동은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 내외는 취임 전 거주하던 양산시 덕계동 매곡마을 사저에 퇴임 후 머물기로 했으나, 경호상의 어려움으로 2020년 평산마을에 사저를 신축하기로 했다.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해 3월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하북지역 주민들의 사저 건립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공사가 재개됐다.
양산시도 문 대통령 내외의 사저 입주에 맞춰 이곳을 찾을 방문객들의 불편 최소화하기 위해 주변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양산시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북 지산 도시계획도로 중 3-3호선과 소 1-7호선 정비공사를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했다. 시는 완공 시기를 6월 말까지 앞당기기로 하고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공정은 50%를 조금 넘겼다.
중 3-3호선은 부분적으로 도로와 인도 폭이 좁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던 도로다. 이 도로를 인도 2~3m를 포함한 너비 9.5~12m(길이 650m) 도로로 정비하는 것이다.
소 1-7호선은 서리마을과 지산마을을 연결하는 총연장 1.1km로, 이 도로에 너비 1~3m가량의 인도를 개설하면서 전체 도로를 정비한다.
도로 정비공사가 완료되면 방문객들은 통도사 산문 주차장에 주차한 뒤 인도를 통해 문 대통령 사저를 방문할 수 있어 문 대통령 사저 주변 도로에 대한 교통체증 완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사저 신축 현장 사진과 함께 “더 이상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어제(26일)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퇴임 후 5월 10일부터 사시게 될 집의 건축현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봤다”며 “다시는 ‘지못미’를 외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나, 6·1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당내에서 구인난이 제기되면서 서울·부산시장 차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이대선 사단법인 청년김대중 대표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송 전 대표를 찾아가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태권·이은철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