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에 ‘수요 붕괴’ 경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 가격의 폭등과 유가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자, 세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통신은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경기 후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점점 많은 나라에서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에서는 에너지와 식품 비용 상승으로 외식, 여행, 최신 스마트폰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전망된다.
IMF 총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러 에너지 의존 높은 유럽 더 위험
에너지를 러시아에 많이 의존하는 유럽은 미국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의 6배에 이르며 전기 가격은 거의 5배다. 전문가들은 석유, 천연가스, 전기차 등에서 높은 가격이 지속돼 장기간 수요가 감소하는 ‘수요 붕괴’를 경고하고 있다.
제임스 스미스 ING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지속되리라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면서 “천연가스 가격의 추가 급등은 수요 붕괴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높은 유가가 오래 지속되면 석유의 수요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세계 석유 수요가 2분기에는 하루 110만 배럴, 3·4분기에는 50만 배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부분의 수요 감소는 유럽에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 석유회사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 연료든 주택 난방이든 소비를 다소 줄이며 절약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배터리 소재인 리튬 가격이 급등해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을 25% 올려야 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수요 붕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튬 가격은 1년 전보다 500% 가까이 상승했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지난 25일 기준 밀 선물의 가격은 t당 405달러로, 지난해 말(283달러)보다 43% 올랐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