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 속마음? 바이든의 아홉 단어에 전 세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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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러시아의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해석될 만한 '초강경' 발언을 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문제의 발언은 26일(현지시간) 그가 폴란드에서 한 즉석 연설 중 단어 9개였다. 그는 “그야말로, 이 사람이 더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 된다(For God's sake, 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고 했고 이는 곧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미 언론의 대서특필로 이어졌다. 원고에 없던 이 발언은 러시아의 인위적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미 행정부의 외교·군사 정책 기조에서 정면으로 벗어난 것이어서 큰 논란을 초래했다. 백악관은 즉시 대통령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별도 설명자료를 냈다.

러시아 푸틴 정권교체 시사 발언
백악관 해명에도 언론 해석 분분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7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하거나 침략을 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국가의)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것은 바이든 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워싱턴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No)"고 일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의 단어는 사람을 전쟁터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무겁다”고 언급했다며 즉흥적인 9개 단어가 전 세계적 대소동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의 발언이 고도로 계산된 외교 전략인지, 촘촘한 일정을 소화하다 격앙된 감정 탓에 새어 나온 말실수인지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발언 직전에 폴란드와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대한 폭격 사실을 보고 받아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의 단일 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인 발언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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