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대선 패배, 국힘은 ‘윤풍’ 잠잠… 모두 불안한 PK ‘지선’
6월 지방선거를 2개월 정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미묘한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3·9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나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지선 위기론’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기현상이다.
민, 후보 찾기 어렵고 패배감 가득
국, PK서 당선인 긍정 평가 안 올라
부울경의 소수당인 민주당에서는 ‘위기의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 아무리 이재명 후보가 부울경에서 40% 안팎으로 득표했다고 하지만 ‘승자 독식’ 구도의 지역 단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이다. 부산에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정계은퇴 선언 이후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고, 경남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김두관 의원이 출마를 거부하고 있다. 일각에선 조국(부산) 전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경남)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투입설도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일부 전문가는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6회 지선 때까지 PK에서 전패를 거듭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쪽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아직까지 ‘윤석열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헤럴드·리얼미터가 21~25일 윤석열 당선인의 향후 국정운영 전망에 대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실시한 결과, PK지역의 긍정평가(47.9%)와 부정평가(47.5%)가 거의 비슷했다. 이는 리서치뷰가 7회 지방선거 직전인 2018년 3월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PK 지역 긍정평가(69%)가 부정평가(2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민주당은 ‘문풍(문재인 바람)’에 힘입어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래 처음으로 PK 지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직까지 부울경에서 ‘윤풍(윤석열 바람)’이 일어날 조짐이 별로 없다.
후보 난립도 심각하다. 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하자 보수 진영 인사들이 부울경 지선에 대거 뛰어든 것이다. 부울경 39개 기초단체장 선거에 민주당은 28일 현재 총 15명만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반면 국민의힘에선 모두 143명이 이름을 올려 평균 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당내 인사들이 사생결단식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단순하게 정당 지지도만 믿고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민의힘 일부 인사는 자신들이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내 인사를 도와주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