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 해제 절차 지연’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 사업, 표류 위기
부산 사상구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을 이전해 지역 대표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 사업이 표류 위기에 처했다. 인근의 대저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밀려 그린벨트(GB) 해제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엄궁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계획도 불투명하게 됐다.
부산도시공사는 상반기 추진하려던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의 GB 해제 요청 절차를 일시적으로 보류한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만 해도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심의를 거쳐 GB 해제 요청서를 작성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대저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밀려
엄궁농산물시장 상인 반대도 심해
하지만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인근의 대저공공주택지구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승인되면서 GB 해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올해는 대저공공주택지구를 비롯해 인접한 연구개발특구 사업의 GB 해제를 먼저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는 강서구 강동동 135-1 일원 139만 2000㎡(42만 1000평 규모)에 유통업무시설과 산업시설을 모은 곳으로, 노후화한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을 최신 설비 시설로 이전해 서부산에 유통과 물류 허브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9853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부지의 21% 면적에 유통단지를 조성하고, 42%에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는 당초 올해 안으로 GB 해제 절차를 거쳐 2026년 부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저공공주택지구의 GB 해제가 가시화한 시점이 되어야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소 1년가량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여기에 엄궁농산물도매시장 상인 측의 이전 반대 여론도 여전히 높아, 실제 복합유통단지 조성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사업 구역에 남아 있는 것으로 계획됐던 100세대 규모의 주민 다수가 이전을 요구하면서 사업 계획의 수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산도시공사는 대저공공주택지구가 국책사업인만큼 빠른 시일 내 GB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도시공사 토목사업처 송원섭 처장은 “이 일대 산업단지 수요가 높은 데다 인근 에코델타시티 개발과 맞물려 서부산권 복합산업유통단지는 반드시 추진이 되어야 할 사업”이라며 “상인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통해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지연 기자 s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