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미래형 신재생 에너지 ‘공중 풍력발전’ 국산화 개발에 박차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이 창원시 및 한국전력과 함께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공중 풍력발전’ 국산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하늘을 나는 발전소’다. 연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한다.
바람 약한 곳에서도 전력 생산
타워형에 비해 발전량 6배 보여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도 가능
마산해양신도시서 테스트 진행
공중 풍력발전의 장점은 에너지원의 잠재력이 크고 장소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이 지구상에서 바람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에너지는 400TW(테라와트, 1TW=1000GW)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확보가 가능한 바람 자원의 한계,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 한계 등 각종 지형적·경제적·자연환경적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총 잠재력(400TW)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기가와트, 1GW=1000MW)에 불과하다.
공중 풍력발전만 놓고 보면, 이론적으로 높은 고도의 바람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1800TW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고, 전 세계 에너지 수요(약 20TW)의 90배다.
높을수록 바람 에너지는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공중 풍력발전을 통해서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해상 구축 시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매우 뛰어나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각종 구성품(타워·블레이드 등)이 10분의 1 수준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절반 이하다. 환경훼손, 소음, 진동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도 크지 않다.
이러한 장점으로 선진국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했다.
우리나라는 한전이 예산을 지원하여 KERI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고,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현재 KERI는 공중 풍력발전의 용량을 5kW(킬로와트)급에서 20kW급 시스템으로 확대 제작해 개발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변화하는 풍향에 따라 360도 회전하면서 운전 가능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완료했다.
시스템은 배터리로 운용되고, 발전운전을 통해 획득한 전력은 이 배터리에 충전되면서 외부로 공급된다. 도서지역 혹은 선박같이 계통이 연결되지 않는 곳에서 독립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고, 대용량화 및 발전 단지화할 경우 계통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개발시험 부지는 매우 중요했다. 바람 조건이 좋고 넓은 평지가 필요했고, 시험 과정에서 안전이 확보되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창원시가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줬다. 이를 발판으로 KERI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KERI 이주훈 박사는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