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안전공사, ‘역대 최장’ 강원·경북 산불 진화에 총력… 이재민 지원에도 최선
최근 동해 내륙을 휩쓴 울진·삼척과 강릉·동해 산불이 진화되었다. 지난 4일 오전 경북 울진군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발생 9일째인 지난 13일, 무려 213시간 43분 만에 불씨가 잡혔다. 역대 최장기 산불 기록으로 남았다.
산림 피해 규모도 막대했다. 울진과 삼척 지역에서만 2만 923ha의 산림이 불에 탔다. 강릉·동해지역 4000여ha를 포함하면, 전체 피해 구역만 축구장 3만여 개 넓이, 서울 면적의 3분의 1 규모에 이른다. 피해 지역 주민들에는 망연자실할 재난·재앙이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이하 공사)는 이번 산불 발생 초기부터 화재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재해재난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피해지역을 관할하는 강원동부지사와 경북동부지사를 중심으로 동해·울진·삼척 지역에 재난복구지원본부를 각각 설치하고, 연인원 80여 명을 투입해 긴급복구 지원 작업을 펼쳤다.
전기설비 차단 인력 현장 투입
‘위기일발’ 가스충전소 등 사수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안정 최선
■“도심 LNG 가스충전소부터 사수하라”
산불 발생 이튿날인 지난 5일,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동해시 망상동까지 빠르게 불길을 열어갔다. 불이 번지는 도심 쪽에는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 가스충전소 등 위험시설이 곳곳에 있어 일촉즉발이었던 상황.
공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기설비 차단을 위한 긴급 기술 인력을 현장에 대기시켰고, 다행히 산림청과 소방청 진압 요원들의 헌신적인 사투에 힘입어 더 이상의 불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산불 진화 후 공사 직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이번 산불로 울진·삼척 지역에서만 주택 319채, 농축산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갈 곳 잃은 이재민들로 넘쳐났다. 울진국민체육센터 등 임시대피소 20여개소와 군부대 초소, 피해가구 500여호에 대한 전기설비 긴급점검 작업이 이어졌다. 화재로 인한 설비 피해의 경우 전소(全燒)되는 경우가 많아 장마철 침수 피해보다 복구 과정에 어려움이 크다.
공사는 현재, 직접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과 시설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치고 있다. 전기설비의 소손 상태를 확인하고, 차단기 등 보호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옥내 전기공급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경북 울진에서 전기공사협회 회원들과 함께 복구지원단 발대식을 갖고 울진군 내 14개 마을 150여개소 주택들에 대한 전기설비 특별점검 활동을 펼쳤다. 2인 1조씩 80여 명이 조를 이뤄 전개한 이날 점검에서 민관 합동지원단은 불에 탄 전선과 낡은 조명기구를 무료로 교체해주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상심을 위로해 주었다.
■“이재민의 조속한 생활안정 지원 전력”
향후 피해지역 복구지원 작업이 본격화되면, 공사는 임시주택 가설을 위한 전기설비 설치지원 업무를 맡게 된다. 전기가 유입되는 인입구전선을 놓을 때 긴급 사용전점검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한 역할이다. 아울러 강릉·동해시와 같이 도심 주택가 밀집지역의 피해도 컸던 만큼 이재민 위생·구호물자 지원을 위해서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했다. 4월에는 나무심기 캠페인도 펼쳐 산불 피해지역에 직접 식수할 계획이다.
박지현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국가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서 우리가 더 잘하는, 우리만의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