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서’ 임시완 “동주는 다크 히어로… 저도 통쾌했어요”
“퇴근 후 맥주 한 잔 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트레이서’에서 시청자를 만난 배우 임시완(34)은 이렇게 말했다. 최종회에서 전국 시청률 9%를 기록한 이 드라마에서 임시완은 주인공 황동주로 변신했는데 그 모습이 유쾌하다. 능청스럽고 말솜씨 좋은 캐릭터를 밉지 않게 그려냈다. 그는 “작품을 만난 반년 동안 손에서 대본을 놓을 수 없었다”며 “하얗게 불태웠다”고 입을 뗐다.
최근 종영 ‘트레이서’ 황동주 열연
‘비상선언’ 등 영화 3편 개봉 예정
임시완이 그린 동주는 패기 있다. 조직과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는 “완벽한 동주에게 허점이 보였으면 했다”며 “중간중간에 유머러스한 부분을 조금씩 덧붙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실제로 난 동주처럼 할 말 하고 사는 성격은 아니”라면서 “동주를 연기하며 대리 만족했다”고 활짝 웃었다.
이 드라마의 중심 소재는 ‘복수’지만,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 임시완은 “악인을 어떻게 무찌르고 통쾌하게 사건을 해결하는지를 중점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 작품을 ‘완벽한 오락 드라마’라고 표현한 그는 “시청자들이 퇴근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랐다”며 “연기를 할 때도 온도를 맞추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대기업 뒷돈을 관리하던 회계사 동주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국세청에 들어가 고액체납자들을 쫓고 부패한 공무원들을 처단한다. 체납액이 100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 회장의 집에 들어가 임시 벽을 거침없이 부수는가 하면, 돈을 받아낸 뒤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동주는 마냥 착하지 않아요. 일종의 ‘다크 히어로’죠. 동주는 착한 히어로가 아니라 복수를 할 때 여러 선택지를 볼 수 있었어요. 제가 다 통쾌하더라고요.”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인 임시완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 ‘타인은 지옥이다’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배우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다져왔다. 임시완은 연기자의 삶을 ‘선택의 예술’이라며 “매 작품 좋은 작품을 선택하고 잘 빚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흥행을 좇지 않으려고 한다”며 “늘 애착이 가거나 사회적 메시지가 뛰어난 좋은 작품을 고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기 활동도 이어간다. 영화 ‘보스턴 1947’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비상선언’ 등 세 편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임시완은 “아직도 대중이 모르는 모습이 많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연기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남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