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단 일부 독극물 중독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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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부가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키이우(키예프)서 회의한 직후 아브라모비치와 최소 2명의 우크라이나 협상단 고위 멤버에게서 충혈, 고통을 수반한 눈물 지속, 얼굴과 손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중독 증상을 겪은 우크라이나 협상단 멤버 중 한 명은 크림반도의 타타르인 국회의원인 루스템 우메로프로 알려졌다. 특히 아브라모비치는 당시 몇 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했다고 그와 가까운 한 관계자가 WSJ에 전했다.

이들 3명은 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오직 물과 초콜릿만 섭취했다고 유럽의 탐사전문 매체 벨링캣이 밝혔다.

소식통들은 평화회담을 방해하려는 모스크바의 강경파들이 비밀리에 이들을 공격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다만 이들의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상태가 좋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방 전문가들은 생화학 무기 또는 일종의 전자기 방사선 공격에 의해 초래된 증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벨링캣의 수석조사관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은 살해 목적이 아니라 경고를 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아브라모비치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에 긴밀히 관여해왔다. 러시아 협상단의 한 분과위원으로 활동하던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마리우폴 시민들의 안전한 대피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브라모비치에게 제재를 부과하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아브라모비치와 협상단의 중독설에 선을 긋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이들의 증상은 중독이 아니라 환경적 이유 때문임을 시사하는 첩보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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