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강아지 애정 표현, 세균감염 괜찮을까?
정병한 레알피부전문동물병원 원장
강아지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견주라면 그들이 얼굴을 핥거나 손을 핥는 등의 행동을 매일마다 경험하게 된다. 강아지가 사람을 핥는 행위는 애정표현의 하나로, 보호자를 신뢰하고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아지는 사람을 핥을 때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돼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계속해서 핥는 행동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러한 애정표현의 행동이 사람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8년 미국에 사는 한 여성이 사망하고, 남성의 사지가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강아지 침 속에 있는 세균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강아지의 침에는 캡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라고 불리는 박테리아가 존재하는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강아지들의 74%, 고양이는 57%에 해당하는 개체의 입 안에서 캡노사이토파가 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박테리아 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항생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통해 케어할 수 있으나 항생제 내성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일까?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개가 사람을 핥거나 물어서 세균이 전해질 수는 있지만 99%의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된 암, 당뇨와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1%의 환자일 경우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아지와 접촉을 하거나 상처를 입은 후에 독감과 비슷한 증상인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강아지의 애정표현을 가급적 자제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강아지의 침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의 털로 인하여 알레르기가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강아지의 타액으로도 알레르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강아지 침에는 12가지 이상의 단백질 성분이 있는데 그 단백질 성분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는 것이다.
가족과 같은 강아지이지만 ‘핥기’와 같은 스킨십을 한 뒤에는 침이 묻은 신체부위를 씻어내 혹시모를 감염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강아지들도 주기적으로 목욕, 양치를 해주어 감염되었을 지 모를 각종 세균과 해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려는 견주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