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들여 만든 ‘송도해안산책로’ 2년째 폐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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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송도해안산책로가 2020년 5월 낙석사고 이후 복구 공사를 시작조차 못한 채 여전히 폐쇄되어 있다.

해안 절경으로 이름난 부산 송도해안산책로가 낙석 사고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복구 작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15억 원을 투입한 산책로가 기약 없이 폐쇄되자 시민 원성이 높다.

30일 부산 서구청에 따르면 송도해안산책로는 2020년 5월 낙석사고 이후 현재까지 폐쇄된 상태다. 당시 사고로 산책로는 보행로 일부가 파손되고 진입로가 부서졌다. 구청은 지난해 6월 사면 복구 등 긴급 안전 조치가 필요한 구간의 정비를 마쳤다.

낙석 사고 후 진입로 등 파손
산책로 땅 소유주 동의 못 구해
예산 확보해 놓고도 작업 지연
서구청 “협의 통해 연내 개통”

구청은 이어 산책로 복구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 산책로를 전면 개통할 예정이었다. 예산 4억 원도 확보했다. 그러나 착공을 앞둔 지난해 5월 민간 소유인 산책로 부지의 소유주가 바뀐 것을 알게 됐다. 앞선 소유주와 달리 새 소유주는 부지를 산책로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복구공사에도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서구청에 따르면 소유주는 구청에 산책로를 철거하거나 해당 부지를 매입하라고 요청했다. 산책로를 복구하려면 부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서구청은 다음 달 산책로 부지인 서구 암남동 산 123-40 일대를 도시계획시설(공공공지)로 고시하기로 했다. 오는 8월 감정평가를 진행해 부지 소유주에 토지 보상을 진행한 다음에야 공사가 재개된다. 산책로 개통은 올해 연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구청이 2018년 산책로 일대 부지 소유주가 변경된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서 산책로 개통 시기는 1년 넘게 미뤄졌다. 낙석 사고 이후 산책로가 폐쇄되는 기간은 2년을 훌쩍 넘기게 됐다.

예산 15억 원을 들여 개통된 해안산책로가 2년 가까이 폐쇄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송도해안산책로는 암남동 해양파출소 앞부터 암남공원 주차장까지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 일대를 연결해 2010년 조성됐다. 남항대교에서 감천항으로 이어지는 갈맷길 구간인 데다 인근에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있어 시민들이 자주 찾았다.

시민 박 모(43·서구 암남동) 씨는 “시민 세금으로 만든 산책로인데 시민들이 이용할 수가 없게 막아놓으면 어쩌자는 건가”라며 “구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소유주와 협의해 시설 복구를 먼저 진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소유주와 원만하게 합의가 진행되고 있고 최대한 복구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경제녹지과 관계자는 “소유주에게 해당 부지를 공공공지로 고시할 예정이라고 전달했고 절차에 따라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소유주가 보상 금액이 나오기 전까지 사용 불가를 통보해 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 보상 협의 절차와 복구 작업을 마무리해 올해 안에 산책로를 개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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