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홀로 되기’ 권하는 사회, 연민이 치료제다
연민은 어떻게 삶을 고통에서 구하는가/조안 할리팩스
혼밥·혼술·혼놀…. ‘홀로 되기’ 를 권하는 사회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거나 피로가 쌓이다 보니 뭔가를 혼자 하는 게 마치 구원인양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필연적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혼자 되기, 즉 극도의 이기주의는 과연 진정한 행복의 길이 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선승이자 미국 ‘참여 불교’의 대가인 저자는 타인에 대한 연민이야말로 치유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연민에 기반하여 이타심을 발휘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도덕적 진정성을 갖고 타인을 위해 뭔가를 하라고 주문한다. 인간은 연민을 통해 자유로워지고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부터 스스로 치유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저자의 생애는 타인을 향한 연민의 긴 여정이었다. 이를 통해 연민이야말로 자기를 치유하고 나아가 이 세상을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몸소 입증해 왔다.
선량한 존재인 인간은 이타심, 공감, 진정성, 존중, 참여라는 다섯 가지 자질을 실천하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기본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량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통도 겪게 된다. 이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타인과 세상에 대해 거리를 두게 된다. 저자는 연민이 그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또 저자는 선불교, 사회 참여, 신경과학의 통합적 지혜를 선사하고 있다.
연민은 이 다섯 가지 자질을 꿋꿋이 실천하며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심적 상태이다. 맹자의 ‘사단’ 중 측은지심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연민은 인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조안 할리팩스 지음/김정숙·진우기 옮김/불광출판사/400쪽/2만 30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