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항 트램 차량비용, 결국 해수부가 부담한다
“항만 기반시설에 철도차량 포함”
법제처 유권해석 해수부에 통보
부산시 ‘국비 부담’ 입장과 일치
비용 주체 둘러싼 갈등 종지부
해수부 소모적 논란 책임론 대두
부산항 북항 ‘트램’(노면전차, 씨베이파크선) 비용을 둘러싼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법제처 유권해석 결과가 30일 나왔다. 법제처의 결론은 “항만재개발사업계획 수립 시 기반시설의 설치계획에 ‘철도차량’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으로, 부산시의 입장과 일치한다. 이에 따라 북항 트램 차량 비용은 해수부 부담으로 결론이 내려지게 됐다.
지난해 10월 해수부가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에 대한 자체감사 결과를 토대로 수립한 ‘제10차 사업계획 변경안’에서 트램 기반시설을 제외한 트램 차량비용은 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가 시와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산 지 5개월 만이다.
<부산일보>가 30일 단독 입수한 유권해석 결과에 따르면 법제처는 항만재개발사업에 대해 “노후한 항만과 주변지역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수립하는 행정계획으로서, 해수부 장관이 폭넓은 재량을 가진다”며 “그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는 침익적 행정법규와 달리 항만재개발사업계획의 기반시설 설치 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제처는 또 ‘철도차량은 항만재개발사업구역을 벗어나서 운행하는 것도 가능해 기반시설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수부 측의 견해에 대해 “철도건설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철도란 철도시설, 철도차량 및 그 운영·지원체계가 유기적으로 구성된 운송체계”라며 “기반시설로서의 철도의 개념을 축소 해석해 철도차량을 제외하는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항만재개발사업계획에 철도차량이 포함될 경우 해당 재개발사업구역과 주변 지역의 지리적 연계성 및 주민 접근성을 높이는 철도의 건설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항만재개발법 제2조제7호에 따른 기반시설에서 철도차량을 제외하려는 경우에는 이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법령 정비를 권고했다. 해수부가 관련 규정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자의적으로 법령을 해석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해수부는 트램 비용을 둘러싼 시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법제처 유권해석을 통해 결론을 내리자고 했고, 이에 해수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해 12월 체결한 ‘부산항 북항 1단계 항만재개발사업 업무협약’에서 트램 사업 추진과 관련해 ‘트램 차량의 기반시설 포함 여부는 법제처 법령(유권)해석 결과에 따른다’고 합의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항 재개발 관련 (트램차량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보낸 것이 곧 나올 듯 싶다”며 법제처 해석에 따라 이 사안을 종결 짓자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법제처가 이번에 트램 차량 비용 역시 기반시설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해수부도 더 이상 이 문제를 재론할 여지는 없다. 다만 명확치 않은 법령 문제를 가져와 소모적인 논란과 사업 차질을 빚은 데 대한 거센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램차량 비용은 4량 4편성 기준 180억 원 정도이다. 법제처는 이날 유권해석 결과를 해수부에 통보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그 동안 법제처에 시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애써온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부산시민들이 고대하던 결과가 나와 매우 다행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성공을 위해서도 북항재개발 사업이 더 이상 소모적 논란 없이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