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인간의 욕망은 어떻게 회화에 투영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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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술관/니시오카 후미히코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 한 점이 천문학적 액수로 거래되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혼돈의 세계를 창조적 사고를 통해 어떠한 형상으로 그려낸 작품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전에 그 가격에 압도되는 자신의 심정에 먼저 눈길이 가지 않을까.

이른바 명화로 일컬어지는 그 회화의 작품성과 가치 형성은 늘 의문으로 남는다. 은 이러한 궁금증에 응답하는 책이다. 물론 명작에 얽힌 모든 걸 말해주지는 않지만, 해답의 실마리를 손에 쥐여 준다.

저자는 ‘인간의 욕망은 어떻게 회화(명화)에 투영됐고, 세계사 흐름에 무슨 영향을 미쳐왔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 질문은 “이 책을 집필하는 내내 머릿속을 맴돈 단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욕망’이었다”라는 말로 이어진다.

이 책은 그처럼 페이지 페이지마다 인간의 욕망과 뒤얽힌 명화가 어떻게 부를 창조하고 역사를 발전시켜왔는지를 적었다. 14~16세기 이후 600여 년간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미술사와 문화사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8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한때 잡동사니로 취급받았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천재 미술상 폴 뒤랑뤼엘의 마케팅 전략 덕분에 오늘날 귀하신 몸이 되었다는 지은이의 분석은 명작 탄생의 비밀을 슬쩍 알려주는 듯하다.

그림 소비자가 성직자와 세속 권력자에서 ‘일반 시민’으로 바뀌면서 종교 개혁으로 미술 파괴가 가장 심했던 네덜란드에서 오히려 ‘회화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는 점 역시 미술품 거래의 이면을 짐작게 한다.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292쪽/1만 7500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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